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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아빠에게 쓰는 편지 2편

세상의 모든 아버지께

by 아델린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아버지,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무게가 곧 사랑이었다는 것을요.”

무뚝뚝했던 아빠가 이제는 손주를 위해 모든 애정을 쏟아내십니다. 예전엔 저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그 마음을 주원이에게는 아낌없이 주시고요. 이제는 아프고 힘든 당신보다 딸인 저를 먼저 걱정하십니다. 뭐라도 해주시려는 그 마음이 어떤지 알기에, 가슴 한켠이 따뜻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헛헛합니다.

그 따뜻함이 고맙고, 그 따뜻함이 아프고, 그래서 더 잊히지 않는 오늘입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고, 하루하루 책임이라는 이름 아래 살아가다 보니 그제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얼마나 단단한 사람이셨는지,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그리고 그 자리를 왜 그렇게 오래 지켜주셨는지.

쉬고 싶어도 쉴 수 없고,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었던 그 자리. 가장이라는 이름은 아무에게나 어울리는 게 아니더군요.

이제는 아빠의 어깨가 보입니다. 그 어깨 위에 얹혀 있던 묵직한 세월과 책임, 그리고 그 속에 숨겨져 있던 사랑도요.

이제라도 말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고마워요. 미안해요.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아빠가 견뎌온 시간 덕분에 제가 지금 여기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저도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살아갑니다. 그렇게 아빠처럼,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어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그래서 이제는 알 것 같아요. 말없이 지켜주던 그 무게가 얼마나 깊은 사랑이었는지를요. 당신은 제 인생의 단단한 울타리였습니다.

아빠, 당신은 말없이 제 인생의 울타리가 되어주셨어요. 이제는 저도 누군가의 울타리가 되어 살아갑니다. 그러니 제 걱정은 내려놓고, 당신 인생의 노을을 조금 더 따뜻하게 즐겨주세요. 저는 언제나 아빠 편이에요.

이 글을, 오늘도 어딘가에서 가장으로 살아내고 있을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는, 말없이 딸의 세상을 버텨준 첫 번째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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