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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결과

by 박프로

과정이 중요하냐 아니면, 결과가 더 중요하냐?

어릴 때 친구와 나름 진지하게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는 과정이 중요하겠지만,

사회는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고

결론 내렸던 기억이다.


회사의 모든 일은 결국, 결과가 중요하다.


실패도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말도 가끔은 하지만,

잘못된 결과는 이런저런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 했습니다는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건 회사 일이고,

우리 인생도 꼭 그런지는 사람마다 다를 듯하다.


골프 게임에서,

누군가에게는 그날 보기를 했나, 싱글을 했나 가 중요하다.


나에게는?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즐긴 홀 하나하나가 이제는 추억으로 남는다.


미국에서 한 번은 가족과 홀 중간 나무 그늘밑에서

집에서 준비한 김밥을 먹은 기억도 있다.


뒷팀에게는 먼저 플레이하라고 얘기하면 된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되겠지만.

그날 내가 몇 개를 쳤는지는 지금 기억이 없다.

나에게는 그날 와이프와 김밥 먹은 추억만 남아 있다.


물론,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어느 정도의 실력은 되어야 한다.

허구한 날 100개 치면서 즐겁다면 곤란하다.


90개 정도면 어느 누구와도 재미나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사실 보기 플레이도 어느 정도의 연습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싱글을 치겠다고 경기 내내 대화도 없이

플레이하는 게 더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인생은 의미가 아니라, 욕망이라 누군가 얘기했다.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말고, 재미나게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결과/목표/의미에 너무 치중하다가,


지나온 길과 옆에 있던 친구도 다 잊어버린 듯하다.


재미나게 놀다 오라고 소풍 보내 줬더니,

별 중요하지도 않은 걸 모은다고, 재미나게 놀지도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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