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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마스 Jun 27. 2022

희생일까 변화일까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


#3


 비가 추적추적,

눈을 기다리던 네게 장마가 찾아왔다.

눈은 언제 오냐 투덜거리던 너는 주섬 주섬 우비 입고 느릿느릿 장화 신곤 재빠르게 웅덩이를 찾아다녔다. 나는 슬리퍼 질질 끌고 네 뒤를 졸래 졸래, 바짓 자락이 흠뻑 젖도록 함께 웅덩이에서 참방 거 린다. 학생 땐 머리카락 젖는다며 싫어하던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너랑 비 맞으며 놀기 위해 비를 기다린다. 장마가 끝나면 다시 비는 언제 오냐며 투덜거리는 네게 눈이 찾아오겠지. 미끄러질까 무섭고 질퍽거린다며 눈을 싫어하던 나도 이젠 네 썰매 끌어주려 함박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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