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건 미안하게 생각해요
#7
‘띵-동-’
밤 열 시 반이 넘은 시각 대뜸 누군가 초인종을 연달아 눌렀다. 아이들이 자고 있던 터라 더 누를까 싶어 곧장 달려가 문을 열었다. 취한 여성분이셨다.
“저기여 윗집인데여 ㅋ 집에서 담배 피우세여? ㅋ 저희 집에 담배 냄새 엄청나게 들어와여 ㅋ”
비틀비틀, 풀린 눈으로 날 쳐다보시는 윗집 여성분. 그간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3~4시까지 극도로 심해지는 층간 소음에 장문의 편지를 남긴 게 두 차례, 나아지긴커녕 1층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나를 보곤 부리나케 엘리베이터에 타 닫힘 버튼을 연신 누르던 분께서 집 안에 담배 냄새가 난다는 연유로 우리 집을 찾아오다니. 물론 우리 집도 환풍기를 끄면 담배 냄새가 들어와 강제로 365일 24시간 내내 끄지 못하는 처지라 얼마나 스트레스인지는 안다.
“죄송하지만 저는 비흡연자 입니다.”
윗집 여성분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나는 말을 이어갔다.
“두어 차례 층간 소음으로 제가 남긴 글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밤 10시 이후, 특히나 새벽 중엔 더 조심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손을 덥석 잡곤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하신 뒤 가버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