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잠드는 아이의 비밀 1
사실 그간 내 4가지 양육 가치관을 발행하며 과연 누가 읽어주기는 할까 고민이 많았다. 한데 감사하게도 여러 작가님들의 공감과 애정, 응원이 담긴 댓글을 받았고, 심지어는 더 써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내가 뭐라고, 감히 적어도 될까 고민하다가 최근 하나를 발행했고 그리고 오늘 하나를 더 적어낸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셨던 작가님들 모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먼저 우리 집은 커튼이 없다. 해가 뜨고 지는 자연스러운 시간 변화를 눈으로 체감하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취침 시각은 해의 움직임에 비례한다. 안타깝게도 기상 시각은 일정한 편이다. 다시 말해 겨울철 평균 18시, 여름철 평균 19시에 방에 들어간다. 이를 듣는 십중팔구 눈이 휘둥그레지며 갖가지 반응과 질문을 쏟아낸다. 물론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아이와의 잠자리가 힘겨운 부모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그간 잠자리 독서를 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풀어내려 한다.
큰아이는 만 1살이 지난 뒤에, 작은 아이는 큰아이 덕에 태어나자마자 잠자리 독서를 시작했다. 잠자리 독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검색하거나 들어본 적 없는 문외한이었기에 아이가 잠자기 전에 책 읽기를 희망해 책을 방에 가지고 가 누워서 읽던 게 잠자리 독서의 시초였다. 영유아용 4~5장 정도 분량의 보드 북*을 한두 권 읽기 시작해 아이가 만 3살이 되었을 땐 30권 이상도 읽었다.
현재 큰아이와 작은 아이는 같은 방을 쓰고 있고, 각자 읽고 싶은 책을 두 권 정도 골라오는데 사실 책장에 꽂힌 책을 골라오다 보니 큰아이 책을 같이 읽는 셈이다. 유치원 독서 프로그램(책 육아, 다독하지 마세요. 참고) 덕에 친구 책을 가져오는 금요일은 작은 아이 책을 먼저, 그 외엔 번갈아 가며 한 권씩 읽어주고 있다. 신기하게도 작은 아이는 자기 책을 다 읽지 않으면 쏟아지는 잠도 참아내다가 자기가 가져온 책을 모두 읽으면 만족스러운지 먼저 잠에 든다. 어둠침침한 방 안에서 그림 하나 보이지 않는 책을 술술 외워 읽어내는 아이들 덕에 4권을 읽는 데 30분도 안 걸릴 때도 있지만 금요일처럼 새로운 책을 읽을 땐 거실 불을 켜두거나 핸드폰 플래시로 비춰가며 어떤 그림 같은지 상상하고 질문하며 읽느라 한 권을 읽는 데 30분에서 1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책을 읽는 날은 작은 아이 책을 먼저 읽어주어야 한다.
일찍 자니까 걱정 하나 없이 편하겠다고? 그렇지 않다. 우리 아이들은 워낙 예민하고 잘 깨는 편이라 아직도 통잠, 즉 아침까지 한 번도 안 깨고 푹 자는 날이 없다. 작은 아이는 21시~22시경 한 번, 새벽 중 또 한 번 깨고, 큰아이는 01시경 한 번 깬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밤 동안 4~5번은 깨던 아이라 지금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또,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면 잠을 못 자는 두 아이를 보면서 스스로 방에 들어가 잠드는 아이들이 부러울 때도 왕왕 있었다. 위에 적어놓았듯 겨울철 평균 18시, 여름철 평균 19시는 아이들이 잠드는 시각이 아닌 방으로 들어가는 시각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불현듯 떠오른 기억을 꺼내 이야기를 주고받고, 다시 책을 마저 읽고 노래까지 부르면 평균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보드북*
두껍고 빳빳한 종이로 만든 책으로 주로 영유아들이 종이를 찢거나 종이에 베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