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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마스 Dec 07. 2023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신 덕에 반성합니다.


# 22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포켓몬 빵 띠부씰을 모으는 게 붐이었던 어느 날, 아침 9시 40분쯤 작은 아이는 아기띠로 안고 큰아이는 손을 잡고 마트로 향했다. 한쪽엔 포켓몬 빵을 사겠다고 돗자리를 펴고 줄을 서 있고 다른 한쪽엔 바닥에 털썩 앉아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손에 올려 쓰다듬는 한 여성분이 있으셨다. 먹이를 주는 것도 모자라 비둘기를 들어 아들로 보이는 어린아이에게 만져보게 하다니, 조류 공포증이 있는 내겐 다소 충격이었다. (조류 공포증 얘기도 적어볼까?)


 그리고 최근, 오전 10시쯤 마트 앞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며 손에 얹어 쓰다듬는 장년 남성 한 분을 보았다. 비둘기들은 손으로 잡으려 해도 날아가기는커녕 졸졸 쫓아다니며 더 주기를 기다리는 듯 장년 남성분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트 주변 곳곳에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현수막이 즐비하지만, 여전히 몇몇 사람들은 비둘기에게 먹이를 준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존중하나 그 행동으로 인해 스스로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등 그들의 생존 능력을 앗아가는 셈이다. 비둘기 먹이 문제 덕에 나도 아이들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놔둬야겠다고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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