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13
두 아이를 출산하고 병실에 올라가 가장 먼저 붕어빵부터 먹었을 만큼 나는 어릴 적부터 유달리 붕어빵을 좋아했다. 먹성은 또 어찌나 좋은지, 당시 3개 천 원 하던 붕어빵 5천 원어치를 혼자 다 먹을 정도다. 붕어빵을 굳이 찾아 먹지 않는 남편 덕에 늘 붕어빵은 내 독차지였으나 아이들은 나처럼 붕어빵을 찾아 먹는다. 그 덕에 슈크림과 팥이 넘칠 듯이 듬뿍 든 붕어빵을 종종 만들어 먹는데 팬으로 만드는지라 기계만큼 바삭하고 쫀득한 느낌을 내는 게 여간 어려워 잠시 만들기를 멈춘 요즘, 붕어빵의 값이 너무 많이 올라 다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어린 시절 집에 가는 길에 있던 붕어빵 매대엔 할머님 한 분이 계셨는데 한 개에 100원이었다. 또, 다섯 개 정도까진 지금과 같은 작고 얇은 하얀 종이봉투에, 열 개를 사면 튼튼하고 큼지막한 봉투에 2마리 정도 서비스로 넣어주셔 천 원으로 어찌나 행복했나 모른다. 조금 크고 난 뒤, 3개에 천 원이던 붕어빵을 보고 그 자리를 찾아가 보니 먼지 가득 쌓인 천막과 ‘한 개 100원’이라는 문구만 남은 채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으시는 듯 보였다. 최근 길거리나 시장 안에 있는 매대부터 카페 같은 매장까지 동네를 다 돌아보니 싸야 2개 천 원, 평균 1개 천 원, 미니 붕어빵이 2개 천 원에 쌀로 만든 붕어빵은 1개 2천 원이었다.
더 이상 저렴한 길거리 음식이 아닌 붕어빵은 이제 값이 비싸 강제로 직접 만들어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