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티브 달드리
주연 톰행크스(토마스 쉘 역, 아버지), 토마스 혼(오스카 쉘 역, 아들), 산드라 블록(린다 쉘 역, 엄마)
2011년 제작 / 미국 영화 / 129분
911 사태로 아빠를 잃은 아들의 방황과 회복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우리 그리고 주변의 삶을 깊은 마음으로 살펴보게 하는 휴먼 드리마
2001년 9월 뉴욕. 자상한 아버지 토마스를 영웅으로 여기는 아들 오스카
그리고 엄마 린다... 단란한 가정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9월11일 테러사건으로 학교에서 오전수업을 한 오스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전화 벨소리를 듣는다. 비행기충돌로 화염에 싸인 무역센터 건물의 TV 화면과
전화 무인응답기로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
무역센터 안에 있다는 아버지의 다급한 목소리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
로 오스카는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전화벨 소리와 다급한 아빠의 목소리가 몇차례
반복되었지만 오스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시후 TV에서 무역센터 건물이 무너
져 내리는 모습이 보이고 더 이상 전화벨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오스카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보였고
엄마 린다와의 관계도 점점 악화되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던 어느날 문득
그 날 아버지가 전화를 한 것은 자기에게 무엇인가 남긴 것을 알리려 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서재에서 조그마한 꽃병안에서 열쇠와 블랙이라는 글자가 쓰
인 쪽지를 발견하게 된다.
오스카는 블랙이라는 글씨가 사람을 뜻하고 그 사람이 열쇠에 대한 의문을 풀어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집을 중심으로 인명록을 작성하며 블랙이라는사람을 찾기 시작
했다. 그렇게 수 많은 사람을 만나며 오스카는 점점 더 그 일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러던중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친할머니 집에 세를 사는 사람
인 줄 알았던 그가 자기의 친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2차대전중 가족을 모두 잃었고 이후 아들과 함께 살았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가족간의 아픈 추억으로 실어증을 앓고 있었으며 그 슬픔으로
할머니와 거리를 두고 서로 다른 방에서 살고 있었다. 오스카와 할아버지의 만남,
할아버지와 필답에 의한 대화는 영화의 새로운 흥미를 주었고, 말없이 할머니와
화해하는 장면은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한다.
그 이후로도 오스카는 열쇠의 단서를 찾기 위해 블랙을 찾아 다녔고, 결국 열쇠의
주인을 만나게 되었다. 열쇠를 통해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시 이어갈 단서를 찾을
거라는 기대감은 깨졌지만, 열쇠의 본래 주인인 블랙이 악화되었던 아버지와의
관계가 열쇠를 통하여 회복될 수 있었기에 그것으로 위로의 마음을 가지며 오스카
는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 온 오스카는 엄마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지만 오히려 쌀쌀한 태도롤
보인다. 그동안 오스카에게 엄마는 아빠 죽음에 대한 원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열쇠에 대한 이야기를 엄마가 했을 때 '어떻게 알았느냐'는 오스카의 물음으
로부터 영화는 그동안의 내용에 반전을 가져오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만다.
오스카가 무엇을 하는지 엄마 린다는 이미 알고 있었다. 오스카가 집을 나설 때마다
오늘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고 내일은 어디로 갈 예정인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 린다는 오스카가 가서 만날 사람들을 하루전 미리 찾아가 만났고,
그들에게 자기 아들 오스카가 찾아오게 될 모든 것을 설명하고 친절하게 대해 줄 것
을 부탁했던 것이다.
그것은 엄마가 아들에게 소리없이 전해주는 사랑이었다.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말투와 에피소드를 나누며 린다와 오스카의 회복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를 보던 당시의 나는 극심한 슬럼프 상태였다. 주변의 인간관계와 직장문제, 신앙의 문제까지 모든 면에서 힘겨운 상황으로 디프레스 상태였다. 그러나 불과 두 시간 남짓의 이 영화를 보며 나는 삶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생각할 수 있었고 다시 일어나 뭔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과거 어느날 그러한 자세로 살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그랬다 했더라도 다시 그 모습을 찾아가는 새로운 시작의 단초가 된 것은 틀림없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 회복도 이 영화가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나의 상황을 다 알고 계신 하나님께서 엄마 린다가 오스카에게 행한 사랑의 행동처럼 하나님께서도 나에게 그리하고 계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911사태가 일어난지 14년이 지나간다.
세월호사건도 1년하고도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할것없이 예기치않은 일들로 힘들어 가슴아파하고 좌절하는 일들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서로 위로하고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신앙인은 신앙인으로서 의지할 대상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우리 모두는 서로 서로 보듬어주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려 애쓰는것. 인간성 회복의 모습. 그것이 ad fontes 정신의 회복이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