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롭 라이너
주연 톰 크루즈, 잭 니콜슨, 데미무어
1992년제작 / 미국 / 137분
쿠바에 둘러싸인 미군 관타나모 기지, 미 해병부대가 상주해 있다. 그곳은 마치 우리나라 백령도처럼 적군과의 대치로 긴장감이 매우 고조되어 있는 곳으로, 이 영화는 그 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법정 휴먼드라마이다.
부대의 치휘체계를 어긴 병사에게 가해지는 얼차려 '레드코드' 를 명령한 제솁대령(잭 니콜슨). 그러나 그 얼차려로 인해 사병이 숨지게 되는 사건의 발생하게 되고, 실제로 얼차려를 실행한 사병2명이 군법회의에 회부되며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사건을 맡은 변호사인 신참 군법무관 데니얼(톰쿠르즈)은 하버드 법과대학원(Harvard Law School)을 졸업하고 전 법무장관 아버지를 둔 능력있는 법률가이다. 그러나 타고난 법률가적 능력을 감추고 열정없이 일을 대충 끝내고 소프트볼을 하기 바쁘다. 단 몇 달만에 40개의 사건을 법정밖 합의(Out-of-Court Settlements)로 대충 처리하고 넘어가는 데니얼은 해군 상부의 고위장교들에 의해 관타나모기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변호팀을 맡게 된다.
국가안보위원회로의 영전이 예정 되어있는 제셉대령은 레드코드 명령의 사실을 은폐하고 2명의 병사에게만 책임을 지운다. 타고난 법감각의 데니얼 중위는 어려운 싸움임을 직감하고 검사측과 가능한 최선의 타협을 하려고 하지만, 정의를 추구하는 조앤소령(데미무어)의 합류와 그녀의 설득으로 대니얼 중위는 변호에 임하게 된다. 결국 제솁대령의 진술로 진실은 모두 밝혀지지만, 상관의 명령 복종으로 일어난 사건이있기에 두 해병은 결국 살인혐의에서 벗어나게 됨에도, 불명예제대를 할 수밖에 없다는 판결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여러가지면에서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인권과 국가이라는 관점에서 최근 영화 '변호인'을 떠오르게 하는데, 법정에서 진실 공방을 주고 받을 때에는 제솁대령의 대사와 변호인의 차동영경감의 대사에서 같은 맥락의 느낌을 받게 한다.
1961년 미소냉전시대 때에 미사일 사건으로 적대적 관계가 된 쿠바.
쿠바와 미군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관타나모기지. 총을 들고 바로 눈 앞에서
적군과 대치하고는 부대의 지휘관 제솁대령이 법정에서 외친다.
파란색이 아니면 모두 빨간색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사상을 몰아부치던 1970년대,
1980년대. 그 시대를 100퍼센트 보여 주는 차경감의 대사를 보면,
두 사람의 논리와 주장이 맞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동조를 넘어 그 이상의 더 짙은 색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두사람과 다른 사고와 다른 논리와 다른 주장을 가진 사람들들도 있다. 그래서 '변호인'의 송강호는 대한민국 헌법 1조를 말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자신의 신념과 논리와 주장은 얼마든지 피력할 수 있겠으나 상대방을 향해 행동으로 옮기거나 강제화하기 위해서는 그 근거가 있아야 하며, 아무리 뛰어난 상황분석과 논리적용이 있더라도 근거가 빈약하면 불합리한, 무례한, 독선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레드코드를 명령한 사람이나 그것을 실행한 사람이나 모두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이 어퓨굿맨 영화에서 내린 판결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인권은 중시되어야 한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 말한 링컨 대통령, 주권과 권력의 근본으로서 국민을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1조, 이것을 무시하고 함부로 취급할 만한 어떠한 신념과 논리가 있을 수 없다. 국민 그리고 개개인의 인권이 우선시되는 시대, 그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모습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윤추구가 기업의 목적일 수는 있어도, 그 기업의 목적이 인간의 목적일 수는 없다. 기업의 목적 달성을 위한 개인간 경쟁 부추김이 더 나은 기업이 되는 논리가 되고 그것을 위해 체계화된 조직으로 꾸려가는 것이 기업의 합리적인 모습일 수는 있어도,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로서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최선의 논리가 될 수는 없다. 좀 늦어도 기다려주고 좀 모자라도 채워주고 좀 힘들어하면 덜어주는 것이 보편화되는, 그래서 지금보다 인간이 더 우선시되는 이 시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국가가 국민으로 부터 모든 주권과 권력이 나오듯, 경제와 기업의 목적 및 모든 논리도 사람으로부터 시작해야만 할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두 사병의 대화를 통해 인간성 회복이라는 관점으로 이 영화를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