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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 Fontes Sep 22. 2015

인간성 (人間性)

인간성 (人間性)



인간성이란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질로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본질이라는 것이 사전적 의미이다.




성경에 나타난 태초의 첫 사람은 하나님의 품성을 쫓아 만들었기에 그 본질이 좋았을 것이라 보이지만, 한 명의 사람이 더 하여져 관계성을 가진 사람의 모습은 혼돈, 즉 좋은 것과 좋지 못한 것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랑하고 화목하며 서로를 의지함으로 선함을 추구하는 면과 비겁, 미움, 질투, 시기, 살인... 좋지 못한 악한 것을 행하는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지혜의 왕 솔로몬의 판결 장면에 등장한 두 여인의 모습은 인간의 선한 면과 악한 면 두 가지면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솔로몬의 재판에는 두 명의 여자와 한 아기가 등장을 한다. 두 여자는 한 집에 살았고, 사흘 간격으로 각각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한 여자가 자기의 아이가 죽자 살아 있는 아이를 자기의 아이라고 주장했다.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 둘이서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때 솔로몬은 신하에게 칼로 아이를 반으로 갈라 두 여자에게 각각 공평하게 나눠주라고 명령한다. 그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 여자는 사색이 되어 그렇게 하지 말고 차라리 살아 있는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라고 했다. 그러나 다른 여자는 그렇게 반으로라도 갈라 서로 아무도 가지지 못하게 하라고 주장했다. 솔로몬의 판결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죽이지말라는 여자가 진짜 엄마이기에 아기를 그 여자에게 주라는 것이었다.


과연 이 아이의 진짜 엄마가 누구인가가 관심의 촛점처럼 보이는 판결속에서 두 개의 인간성이 나타난다. 한 아기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의 여인과 내 아이가 죽었으니 남의 아기가 죽는 것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는 여인. 이 판결을 읽는 우리와 판결의 자리에 있었던 당시의 참관인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까? 가짜 엄마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 괘씸하게 여기는 마음, 진짜 엄마를 위로하는 마음,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마음, 무덤덤한 마음... 어느 것이 태초에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의 마음일까 생각해 본다.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나눠지기보다 한 사람안에 공존하는 선한 마음과 선하지 못한 마음... 나에게 다가오는 일들에 따라 어느 쪽이 더 클까만 다를 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그런 것 같다. 



인디안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 주는 유명한 이야기를 다시 나눠 본다.

"사람의 마음에는 두 마리의 늑대가 살고 있단다. 하나는 악한 늑대,  또 하나는 착한 늑대이다. 이 늑대가 늘 싸우는데 네 마음에 있는 두 마리의 늑대중 어떤 늑대가 이기고 있느냐?" 손자가 대답을 못하자 할아버지가 답을 알려 준다. "네 마음속에서 이기는 늑대는 네가 먹이를 많이 주는 늑대란다. 먹이를 많이 주니 힘이 강해지고 먹이를 주지 않는 늑대는 힘이 없어지는 것이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에 등장한 인물에서도 선과 악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한 조각의 빵을 훔치다가 형무소에서 19년을 보내고 석방된 장 발장. 그는 그를 환대한 성당에서 은촛대를 훔쳤지만 주교의 용서를 통해 선한 삶을 살아간다. 자베르경감의 집요한 추적으로 다시 역경속으로 빠져들면서도 코제트에게 행복한 삶을 주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 발장의 모습은 참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빅토르 위고는 이 작품을 통하여 인간이 인간에게, 인간이 만든 사회가 인간에게 저지르는 사회의 악한 면을 고발하고, 그 사회 악에 대항하는 한 인간의 선함을 통해 인간성의 선함과 회복을 나타낸 작품이다.




1930년 어느 날.  상점에서 빵 한 덩어리를 훔치고 절도혐의로 기소된 노인의 재판이 있었다.  

"전에도 무엇을 훔친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처음 훔쳤습니다."   "왜 훔쳤습니까?" 

"저는 선량한 시민으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돈이 다 떨어져 사흘을 굶으니 눈에는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저도 모르게 빵 한 덩어리를 훔쳤습니다."

판사는 노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 곧 판결을 내렸다.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잘못입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예외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대로 당신을 판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방청석에서는 판사가 노인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 관대하게 선처할 줄 알았는데 뜻밖의 단호한 판결에 여기 저기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판사는 논고를 계속 했다.

"이 노인이 빵 한 덩어리를 훔친 것은 오로지 이 노인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이 노인이 살기 위해 빵을 훔쳐야만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방치한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도 10달러의 벌금형과 동시에, 이 법정에 앉아 있는 시민 모두에게도 각각 50센트의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어 모자에 담았다. 

"경무관, 당장 모두에게 벌금을 거두시오." 판사는 모자를 모든 방청객들에게 돌리게 했다. 아무도 판사의 선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해서 거두어진 돈은 57달러 50센트였다. 판사는 그 돈을 노인에게 주도록 했다. 노인은 돈을 받아서 10달 러를 벌금으로 내었고, 남은 47달러 50센트를 손에 쥐고 감격의 눈물을 글썽거리며 법정을 떠났다.


이 이야기는 뉴욕시장을 엮임했던 '피오렐로 라과디아' 판사 이야기이다.

지혜의 이야기로 볼 수 도 있으나 그 근본에 바탕을 이루는 인간성의 이야기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인간의 추함과 악함을 말하는 수 많은 뉴스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는가 하면 이름도 없이 수 천만원을 구세군 자선남비에 넣는 선한 행동이 있다. 시기와 질투, 모략과 거짓 도저히 정화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도 회개의 눈물로 선한 모습으로 돌아선 사람도 있다. 



나는 지금 진짜 엄마의 모습인가 아니면 가짜 엄마의 모습인가..

나는 지금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가 아니면 악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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