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인기있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라는 코미디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중 한 꼭지로 ‘인생극장’이라는 단막극이 있었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두 가지의 경우를 두고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갈등과 이것을 선택했을 때 그리고 다른 것을 선택했을 때 달라지는 과정과 결말을 각각 보여 주는 내용이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이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선택이란 전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자유의지의 결과물로서 가능한 몇 개의 행위 중에서 하나를 택하여 행하거나, 행위 자체를 완전히 거부하는 능력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거나 오직 길이 하나만 있다고 한다면 선택의 갈등이 없을 텐데... 그래서 선택은 늘 나를 우유부단하게 만든다.
To Be or Not To Be...
아버지가 숙부에게 독살당하고 숙부가 왕위를 찬탈한 후 햄릿의 어머니와 결혼까지 하자 원수를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햄릿의 독백이다. 햄릿은 아버지의 복수를 앞두고 고민한다. 복수가 죄라는 종교적 가르침과 아버지의 복수를 신성한 의무라 생각하는 상반된 생각으로 오는 선택의 문제, 이성적으로는 복수가 악이라 생각하지만 심정적으로는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만 하는 딜레마가 헴릿의 갈등이었다.
햄릿증후군... 선택 과잉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끊임없이 망설이기만 하는데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일컫는 말로서 결정장애에서 오는 트랜드라고 한다. 결정장애란 우유부단함을 이르는 말로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 쪽을 고르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습을 의미하며 선택장애라고도 한다.
러시아의 문호 이반 투르게네프는 인간의 유형으로,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돈키호테형과 행동보다 생각이 너무 많은 햄릿형 두 가지로 말한다.
어쩌면 아버지의 복수를 앞두고 고민하는 헴릿. 매 순간마다 주어지는 선택의 문제 앞에서 늘 갈등하며 고민하는 우리가 햄릿의 모습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도 세익스피어는 묻고 있다.
생각만하고 있지 않는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