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왜 밥만 먹으면 뇌가 꺼질듯이 졸릴까?
안녕하세요! 성인 ADHD 진단을 받은 지 6년, 이제는 약물 치료를 마친 수하입니다.
(ADHD 커뮤니티, '에디붐은온다' 운영자이기도 해요 ㅎㅎ)
직장에 다닐 당시, 오후 1시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 뇌 전체가 셧다운되는 듯한 느낌.
혹시 여러분도 유독 심한 식후 졸음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제가 식곤증과 ADHD의 상관관계를 의심하게 된 계기는 약물 치료를 중단한 이후였습니다.
약을 끊고 나니 식후 졸림이 이전보다 훨씬 강하게 몰려왔거든요.
궁금증이 생겨 관련 자료를 찾아본 결과, 명확한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ADHD를 가진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식후 졸림을 더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ADHD 뇌의 특성과 혈당 조절 메커니즘이 설명해줍니다.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우리 몸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당분 급상승 → 인슐린 대량 분비 → 혈당 급락 → 에피네프린 방출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ADHD를 가진 사람은 과잉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혈당이 갑자기 치솟으면 잠깐 각성 상태가 되지만, 곧바로 에너지가 바닥난 것처럼 무너집니다.
그 결과는?
극심한 졸음
머릿속 안개(브레인 포그)
집중력 완전 소실
멍한 상태
일반인도 식곤증을 겪지만, 전두엽 안정성이 낮은 ADHD 뇌는 이 혈당 변동의 충격을 몇 배로 크게 받습니다.
설탕과 도파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탕 섭취 시 도파민 분비량이 증가함
반복적으로 섭취하면 도파민 수용체가 무뎌짐
점점 더 강한 자극(단 음식, SNS, 자극적인 일)을 찾게 됨
ADHD는 원래 도파민 회로가 불안정한데, 이런 수용체 둔감화가 더 빠르고 극심하게 나타나는 거죠.
그 결과는?
식후 나른함 극대화
집중력 완전 붕괴
감정 기복 심화
ADHD의 식곤증은 단순히 졸린 게 아니라, 도파민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현상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단순당 섭취를 하루 25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ADHD는 충동성과 자극 추구 성향 때문에 이 기준을 쉽게 초과하게 됩니다.
전형적인 ADHD 패턴
전날 수면 부족 → 당분 갈망
스트레스 → 초콜릿으로 해소
순간적 기분 개선 → 반복 섭취
이것이 바로 ADHD식 혈당-도파민 악순환입니다.
식곤증은 세 가지 시스템의 동시 붕괴
ADHD의 식후 졸림은 다음 세 가지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현상입니다.
혈당 조절 시스템
도파민 보상 회로
전두엽 실행 기능
여러분의 의지 부족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닙니다.
단순히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장내 환경 개선 때문입니다.
장내 환경 악화 → 염증성 물질 증가 → 혈액을 통해 뇌로 전달 → 전두엽 기능 저하
결과적으로 식곤증, 우울감, 멍함이 동시에 찾아옵니다. 마치 뇌가 강제 종료되는 것처럼요.
차전자피 같은 보충제를 꼭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고구마, 통과일(바나나 등)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유지하고 혈당 급상승을 막아줍니다.
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이 순서만 지켜도 식곤증이 절반 이상 줄어듭니다.
아침 공복은 ADHD에게 치명적입니다.
전두엽이 원래 약한데 혈당까지 떨어지면 하루 전체가 망가집니다.
제 아침식사루틴은 낫또입니다.
단백질과 유산균이 모두 들어있고 간편하죠.
ADHD에게 유산균은 필수입니다. 장 건강이 나쁘면 전두엽 기능도 저하되거든요.
장은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생성하는 '제2의 뇌'니까요. (장-뇌 축)
낫또에 알룰로스와 사과식초를 반 스푼씩 넣으면 혈당 안정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요.
아보카도를 추가하면 더 맛있고 단백질도 보충됩니다.
참고로, 아침 공복에 ADHD 약을 복용하면 약효가 급격히 올랐다가 빨리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아침 식후에 복용해야 약효가 안정적으로 지속된다고 합니다.
ADHD에게 식곤증은 단순한 졸음이 아닙니다.
도파민 시스템, 혈당 조절, 전두엽 기능이 동시에 흔들리는 생리적 반응입니다.
하지만 극복 가능합니다. 저도 약물 중단 후 심한 식후 졸림에 시달렸지만, 식습관 개선으로 이겨냈으니까요.
ADHD 관리는 전략과 시스템의 게임입니다.
진단부터 치료 종결까지의 여정, 제가 찾은 전략과 삶의 시스템을 계속해서 나눠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