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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hdcafe Nov 06. 2023

22: 아들의 혼잣말이 점점점 줄고 있어요

제목: 골드치킨 & 대단해요 & 오늘학교수업 & 지혜로운 왕 솔로몬

<초1adhd일기_골드치킨 2022년 8월 6일_골드치킨>

컴퓨터 코딩 할리갈리 치킨 바나나 사과 망고 멜론 푸딩 멜론푸딩 마음것먹어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초1adhd일기_골드치킨 2022년 8월 11일_대단해요>

대단해요 세상을 바꾼 사람들 대단해요 새상을 바꾼 사람들 붐비야댜 붐비야다 붐비야댜 붐비에이 멋있어요 멋있어요

나는 돌봄선생님 잘듣고 000000는 000000이 엄마 말 잘들어야 된다.

앞으로 싫어하는 것은 안하고 싶지만 다음에는 편지쓰는 거 던지면 안된다. 편지 쓰기싫어도 해야하는건 무조건 해야된다. 앞으로 던지지 않고 말로 할게요."자꾸 똑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는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돼. 가만히 나둬선 안돼"라고 했다. 000이는 코딩시간에 선생님 일하는 의자에 2앉았다. 2번이나 그랬다. 이제 선생님이 그 얘기 3번째 얘기하면 혼난다고 했다.
<초1adhd일기_골드치킨 2022년 8월 30일_오늘 학교 수업>

수업이 엄청 많았다
1교시는 국어
2교시도 국어
3교시 수학
4교시 가을
5교시 훌라후프

이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건 과목은 국어이다
<초1adhd일기_골드치킨 2022년 9월 1일_지혜로운 왕 솔로몬>지혜로운 왕 솔로몬

아기를 죽이지 말라!
어쩌면 아기를 죽는 걸 가만히 내두겠는가?  
암몬 블레셋 솔로몬 이야기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목청이 컸습니다. 분만실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는 어느 아이가 저렇게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울음소리가 큰가 하고 놀랐다고 하셨습니다. adhd 증상을 가진 아이는 혼잣말을 크게 많이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더러 그 혼잣말들이 때와 장소를 못 가리고 갑툭튀합니다. 깨어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어디서 본 이야기 들은 이야기 모두 혼잣말로 쏟아내곤 했습니다. '도대체 이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의 무한반복을 어찌해야 하나?' 이 고민 자체가 우습지만 몇 날며칠 고민하게 만들던 웃픈 현실이 있었습니다. 38선 부근에서 큰 확성기로 대남광고를 해대는 소리같이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오죽하면 그 반복되는 혼잣말을 타자로 매일 쳐보라고 했겠습니까!


지금 초2가 되었습니다. 현저하게 혼잣말이 줄었습니다. 혼잣말을 많이 하지만 스스로 조절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목욕하면서는 즐거이 혼잣말을 하고 수업 중에는 안 하려고 노력한다고 저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성장하면서 아들의 자의식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외적 발화가 점점 내적 언어로 이행하는 긴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아들은 점점 더 멋있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아들만의 속도로 성장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자기 인식이 커지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생겨나게 되는 것이 기특합니다.


아래의 글은 몇 년 전에 아이의 혼잣말에 대한 저의 고민을 적어 놓았던 글입니다. 그때는 정말 막막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성향의 아이를 가진 선배맘이 있었다면 당장 찾아가서 도대체 정말로 그 혼잣말 소거되는지 물어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4살 때부터 숫자를 많이 혼자 떠들었어요. 5세 때 정점을 찍었어요. 제가 노이로제 걸리겠다 싶었고요.

근데 지금 생각으로는 자기 조절력이 생기는 어른이 되면 혼잣말 거의 안 할 거라고 생각해요. 작년에 제가 큰소리로 무한반복되는 아이 혼잣말이 너무 힘들었어요. 일단 그대로 둘까 소거시켜 줄까 고민했는데 책이랑 논문도 보면서 저는 훈련해서 소거시켜 주는 게 났겠다고 갈피를 잡았었어요.

그래서 작년 5세 때 거의 1년 내내 훈련했어요. 저는 이렇게 해봤어요. 주로 숫자를 혼잣말로 많이 해서 안 할 때 칭찬스티커 방법도 써보고요.

일단 첫 번째는 숫자 할 때마다 ''숫자는 필요할 때 공부할 때만 하는 것''이라고 정말 자주 복창하게 했어요. 이건 남편이 알려준 거예요.

두 번째는 작게 말하도록 했어요. 사람들이 잘 안 들리게요. 이 방법은 나름 유용해서 사람들 많은데서는 입모양만 하더라고요.

세 번째는 사람은 꼭 말로 안 하고 머리로 생각이란 걸 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어요(어느 논문에서 말 배우기 단계에서 일반아이들은 발화만하다가 그것을 내면화시키는 단계가 있다는 내용 읽은 게 힌트였어요 입으로 따라 하다가 머리로 생각하는 단계로 넘어가죠) 물론 처음에는 이해 못 하더라고요 입모양도 없이 손가락 폈다 접으면서 방금 엄마가 머리로 말 안 하고 10까지 셋다 하면서 설명해 주었어요 처음엔 아이는 어리둥절해하긴 했는데 요즘 터득한 것 같아요 혼자 조용히 멍 때리고 있을 때 뭐 하냐고 물어보면 머리로 숫자 생각했다네요.

6세 되니 줄긴 했어요. 지금 언어지연 1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하루종일 24시간 떠들던 아이였는데... 크면서 저절로 줄어드는데 괜스레 스트레스 주었었나 싶기도 하네요. 혼잣말 줄긴 했는데 뭐가 작용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adhd라 상황에 맞기도 하고 안 맞기도 한 뜬금없는 말을 자주 하긴 해요 그래도 제가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에요.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인데요. 우리 아이들도 발달의 단계를 건너뛰지 않고 다 거쳐요. 근데 그 단계들을 일반 아이들보다 길게 거치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시의적절한 도움도 필요하고요. 반향어 혼잣말 사실 일반 아이들은 거의 부모가 못 느낄 정도로 짧게 하고 지나가는 거예요. 우리 아이는 지루할 정도로 길게 가네요.

지금은 유치원 특수반 다녀요. 어제는 갑자기 아이가 제게 그러네요. ''어린이집 다닐 때 선생님이 자꾸 말하지 못하게 해서 속상했는데 유치원에서는 말 많이 해도 안 혼나. 그래서 좋아''

뜨끔했어요. 저도 많이 혼냈었는데 저 아이 맘 속에 든 멍이 있었구나!!!

혼잣말은 거의 5년 이상 했고 지금도 여전히 얼마간 남아 있습니다. 뇌와 기질의 문제이고 발달지연의 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성장해 가면서, 아이 스스로 자기가 혼잣말하고 있음에 대한 자각이 생기면서-얼마간은 노력이 필요하지만-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혼잣말 줄이기 지도를 꼭 할 필요가 있었을까 지금은 한편 후회도 됩니다.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아이를 끌고 가지 말고 아이 스스로 자기 길을 가도록 해야겠습니다.


아들아, 너에게는 열린 선택지가 있단다. 네가 싫어하는 것은 안 하고 싶지만 너에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게 될 때가 있다. 합리적으로 그럴만한 설득력을 갖추고 그래도 너의 내적 언어로 고민해 보길 바란다. 남들이 하라고 해서가 아닌 스스로가 납득되어야 한단다. 엄마는 앞으로 강압이 아닌 선택을 해갈 수 있도록 대화로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동그라미, 동그라미 같은 무거운 체인들이 너를 둘둘 말아서 어딘가로 질질 끌고 벼랑 끝으로 데려갈지도 모르겠다. 너에겐 자유의지가 있단다. 그러나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야겠지. 이런 말 어렵지! 그래도 아직 어린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란다. 네 삶을 누군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단다. 네 삶의 주인은 너란다. 아들아, 네 스스로 생각해 보고 자단하는 주체적인 삶을 살기를 바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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