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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hdcafe Nov 07. 2023

23: 또 다른 누군가를 비춰 줄 수 있다면

제목:나를 돌보아야 하는 생활1~2&공정한 생활1~2 & 통일 한국..

<초1adhd일기 2022년 9월 7일_나를 돌보아야 하는 생활1>

나때 오지랍사장 1학년
00000이가 맨날 때린다. 그것도 폭력에 해당되는 것이다.

2학기 때 또 그런 일이 생겼다. 선생님이 더 이상 0000이를 봐줄 수 없다고 했다. 1학기 때까지만 봐주기로 했는데 이제 더 이상 못봐 주겠다고 했다. 00000이가 어디에서 그랬냐? 학교 거기가 어딘데?

파키스탄에 3분의1이 폭우로 잠겼다. 그래서 점염병과 식량난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내가 20000원 후원했다.
<초1adhd일기 2022년 9월 8일_나를 돌보아야 하는 생활2>

오늘 잘못했다. 그런 행동이 이해가 잘 안 간다. 내 행동이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엉뚱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될 행동이다. 생각해서 행동 해야된다.  다음에는 신호가 오면 바로 가야겠다.
<초1adhd일기 2022년 9월 9일_공정한 생활1>

오늘은 추석이다 이번주에는 목요일까지밖에 학교 못 간다. 금요일날 추석이다. 금 토 일월 4일 쉰다. 오늘 고모 고모부 형아들 왔다. 삼촌 숙모까지왔다. 내일 고모 고모부 형아들이  추부에 놀러온다. 바배큐랑 새우먹는다.
<초1adhd일기 2022년 9월 10일_공정한 생활2>

오늘은 추석 가정예배드렸다. 오늘은 추석이다.
<초1adhd일기 2022년 9월 12일_우리가 꿈꾸는 통일 한국>

오늘은 추석연휴 마지막날이다. 내일부터 학교간다. 외국아이들 학교가도록 도와줘야 한다. 태국 아이들 도와줄거다. 나는 통일이 되면 북한 여행 가고 싶다. 백두산 가보고 싶다.


대학 시절, 한 언니가 guideposts(영한대역 라이프 스토리 매거진)를 선물로 주었다. 그립감이 좋은 얇은 영한 대역 잡지였는데 가끔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있었고 이 세상을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거기에 나온 <기아대책> 광고가 있었다.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때부터 해외결연을 시작했으니까 훌쩍 20년도 더 지났다. 직장에 다닐 때는 몇 명을 더 도왔고 수입이 없을 때는 한 명 만이라도 꾸준히 도왔다. 월에 3만 원. 한 번의 외식, 한 달 커피값을 줄이면 되는 어쩌면 별 것 아니지만. 세상에 빛이 된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라기 보다 어쩌면 작은 실천인 것 같다. 그렇게 기아대책을 통해 아이들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이 시즌에는 후원 아동들이 크리스마스&신년 카드를 일 년에 한 번 후원자들에게 보내온다. 그 편지를 번역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24통 정도 영어 편지를 한글로 번역한다. 어떤 아이는 이 후원이 제 인생의 전체를 송두리째 번화시켰다고 감사를 전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아이들이 학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미래에 간호사나 교사 등 자신의 꿈을 찾아갈 도움판이 된다. 후원자님을 위해 기도하며 영원히 잊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그리고 또 이런 귀한 일을 계속 이어가라고 하는 편지도 보았다. 손 편지를 거의 주고받지 않는 시대라서 그런가 그들의 성탄절과 신년인사가 더 느낌이 새롭다. 또 학교에서 제공되는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먼 길을 걸어 등교했다가 다시 집으로 가지 않아도 되기에 학교에 머물며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를 따라 결연을 시작한 것은 "홍수 사망자만 1000명… 파키스탄 덮친 ‘기후 디스토피아’" 기아대책으로부터의 파키스탄 긴급후원을 위한 카톡을 받았던 때였다. 그것에 대해 설명해 주고 그런 재난은 지구 위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며 지구인들은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랬더니 호수와 호반이 돕고 싶다고 했다. 각각 20000원씩 내고 엄마는 10000원을 보태서 50000원 파키스탄을 위해 기도하며 송금했다. 물론 작은 성의표시였다. 때마침 아이들의 용돈 통장이 넉넉했기도 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도울 때도 전 재산을 다 주면 안 되고 적당한 선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생활비의 일부(5~10%) 정도를 떼어 놓고 돕는 것이 좋겠다고 하며 우리 집 한 달 생활비와, 몇 가지 후원 내역들을 공유했다. 또한 누군가를 도울 때는 그들이 부자가 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과연 초등생과 유치원생이 얼마나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기부실천_한 존재가 또 다른 한 존재를 비추는 작은 촛불!!


그날 이후 아이들은 해외아동결연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즈음에 아이들도 해외아동 결연을 맺게 되었다. 자신과 같은 나이에 친구들을 돕기 시작했다. 냉장고 문에, 식탁 유리 안에, 거실 탁자 안에 그 아이들의 사진이 있다. 매달 3만 원씩 아들들은 제각각 용돈을 모아 자신들이 필요한 물품을 사고 또 후원을 보낸다. 자신의 동갑내기 아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큰 아들이 현재 일상에서 사회성과 인관관계가 어렵지만 자신과 같은 나이의 아이와 연결고리가 있다. 매일 밤 자기 전에 말씀 묵상(Q.T)할 때 후원하는 그 친구를 위한 기도도 빼놓지 않는다. 자신이 학폭을 당할 때는 그 아이에게는 그런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그 아이도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작고 연약 내 아이도, 자신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빛이 되고 소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경험을 하면도 얼마간의 위로와 용기를 얻고 있다. 그런 나눔과 소통은 멀리 사는 그 아이들에게도, 같이 사는 내 아이들에게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심성을 더해주고 점점 더 멋진 사람으로 여물어 가게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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