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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hdcafe Nov 13. 2023

26: 학교수업참관 날, 너덜너덜한 마음

제목: 촬영 1~2 & 사물놀이 시간에 & 국악수업

<초1adhd일기2022년10월7일_촬영1>

0000이는 너 왜 가면 벗었어? 나는 가려워도 참고 쓰잖아. 내가 제일 잘했어. 선생님 몇명 있었어? 어 3명 그 선생님이 동작 해주시는 선생님이야.  1 2 3 4 5 6 7 형아들 누나들 00000이 때문에 20명가까이 피해를 입었어.


<초1adhd일기2022년10월7일_촬영2>

000가 형아들 누나들 축구시간을 허비한거야. 니가 형아들 누나들 축구 시간을 빼앗긴거야. 너 왜 가면 벗었어 00000이는 가려워도 참고 쓰잖아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건대 선생님 몇명 있었어 어 3명 1 2 3 4 5 6 7 형아들 누나들 너 때문에 20명가까이 피해를 입었어

우리 10월 27일날 무주 태권도원 간다. 몇 층이 될지는 모른다. 5층이 될수도 있고, 4층이 될수도 있고, 작년 11월12일 날 한번 갔다. 그때는 6층에서 잤다.
<초1adhd일기 2022년 5월 25일_사물놀이시간에>

오늘은 뭘 배웠냐면 1번 덩덩 쿵따쿵 2번 더더더더더덩덩 쿵따쿵
자 그러면 한번 40년 넘게 징을 쳐볼까요 50년 넘게 징을 한 번 쳐볼까요
그 어려운악기가 장구 북꾕과리 징중에서 장구입니다
자꾸 선생님한테 어려운거 하면 어려운거 한다고 뭐락뭐락 쉬운거 하며는 쉬운거 한다고 뭐락뭐락
오늘 선생님이 꾸짖었다
내가 그 쉬운 악긴데 잘못 쳤다. 선생님한테 123번 혼났다
말 안들으면 15초간 공중에 양반다리 들기해 발이 땅에 닿으면 안돼
15초가 짧은 건가 긴 건가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긴 것 같아
국악선생님이랑 사물놀이선생님이 젤 좋아
이제 국악할때는 국악이랑 사물놀이랑 같이 한다
6월달 부터는 1.2.3학년들 시험 볼거다
나도 교실에서 시험 볼것이다
<초1adhd일기 2022년 5월 30일_국악시험>

9월1일부터 이제 계속 국악수업을 하기로 약속했으니까
2학기부터는 2학년들이랑 같이 한다 그렇게 잡았으니까
나는 시험볼려고 틀리지말고 잘해야한다
못하면 누나들이 무시하니까
그러면 맘이 안좋으니까
국악수업 시험을 통과해야된다


작년까지 참관수업이 없고 영상으로 대체한다. 대신 아이들이 찍은 영상으로 대체했었다. 참관수업 공개영상 촬영에서 있었던 사건 이야기가 적혀 있다. 궁금하다. 어디 물어볼 사람도 없고 ㅠㅠ; 유독 000이라는 반친구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에 관심이 많은 듯한데 그것이 아들인지 친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얼마 전에 <ADHD 청소년의 몸 따로 마음 따로 경험이야기>를 읽다가 끄적였던 내용이다.  "초등학교 참관수업에 왔다가 엄마가 창피하다면서, 집에 와서 혼내는데 아이도 속으로 답답하고 짜증 나서 어쩔 줄 몰라서 자동차 가지고 노는데, 엄마가 화가 나서 자동차를 던져버렸다는 장면... 저도 그랬던 적 있어요. 아휴 공감 능력 부족하고 눈치코치 없으니, 세상 살기 힘들겠어요. 같은 일도,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억울하겠다 싶어요. 노력해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친구, 선생님, 아빠, 형제들도... 다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네요. 엄마라도 이해해 주도록 노력해 봐야겠어요."


지난주에는 초등학교의 골프수업을  체험하고 왔다. 요 며칠 상간에 학교 수업 참관이 있는데 골프는 레슨을 받아 보도록 지원해 준다. 나야 뭐 평소에 골프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아들 덕에 배워보고 재미있었다. 골프채가 아이언 드라이브 퍼터가 구비되어 있었다. 근데 골프채가 무려 12종이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골프공 소리가 탁탁 날 때마다 볼링칠 때처럼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하다. 막상 해보니까 재미있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골프마니아 남편 따라 스크린골프 가봐야겠다.


올 가을 담임선생님 수업 참관은 직업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선생님 덕분에 무난하게 넘어갔었다. 하지만 돌봄 교실에서 하는 영어수업 참관은 네 목청이 왜 그리 큰지 귀가 아팠다. 엄마 앞에 조용한 adhd인듯한 여자 아이는 아예 누워있다. 충동성이 심한 우리 아이는 행동이 산만한 아이 티를 너무 낸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저 아이는 누워있지만 조용해서 별 수업에 방해가 안된다. 그러나 내 아이는 시끄러워서 소음공해를 만들어 낸다.


네 목소리가 커질 때마다 쫄아드는 엄마 돌돌 말아서 골프공으로 만든 다음 "탁" 쳐서 아주 멀리 날아가버리고 싶다.  참 눈뜨고 보기 어려웠다. 너덜너덜해진 정신줄을 붙잡고 아이에게 화 안 내고 있는, 내가 용해서 셀프 칭찬중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영상 소리가 커서 묻히기도 했다.


영어 강사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열의가 있고 좋아 보였다. 수업내용은 전반적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요즘에는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참 잘되어 있다. This is 000. That is OOO. 그런 수준인데 초2 방과 후 영어수업은 우리 아이들이 주의력집중력이 좀 부족하니 알파벳 파닉스정도는 미리 알아야 수업에 그나마 딴짓하다가도 간간이 들을 듯하다.


4시에 귀가 후 1시간가량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가 5시부터 눈높이 영어를 하겠다고 펴 들었다. 혼자 척척하니 고맙다. 정답률은 높지 않지만 아이 스스로 열중해서 뭔가 배운다는 것에 감사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초반부터 잘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영어는 노출이 중요하고 어디서 들었던 익숙한 것들이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


참관 수업 가기 전에 엄마는 마인트 컨트롤을 . 최악의 경우도 상상해 본다. "아이가 울고 불고 교실 밖으로 뛰쳐 나갈 수도 있다." 그래도 감사하자고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고 학교에 다. 만약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안가서 안보는게 낫다. 오늘 참관수업은 뭐 전반적으로 그 정도면 괜찮았다. 아이는 목소리가 컸어도 울지 않았고, 집중하지는 못해도 졸지는 않았고, 자를 떠들었지만 욕을 하지는 않았고, 자리에서 몇 번 일어났을 뿐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만해도 다행이고 감사하기로 했다.


수업참관할 때 아들은 천진난만하다. 아이에겐 죄가 없다. 다만 엄마의 얼굴이 화끈 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부끄러움은 엄마의 몫이다. 그렇더라도 집에 와서 참관수업에서 있었던 일을 가지고 아이를 잡으면 안 된다. 그 선부터는 엄마의 죄이다. adhd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의 수양부족이다. adhd 아이 키우는 초중고 성인무렵까지의 장기 레이스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태산인데 겨우 동산도 안 되는 언덕에서 미끄러지지 말도록 마음을 잘 다스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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