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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아들 학교 잘 다녀와, 엄마 실습 간다

제목: 컴퓨터 & 칼림바 & 체육선생님이 한 말 등등

by adhdcafe
<초2adhd일기 2023년 9월 11일_컴퓨터>

컴퓨터실에서는 준0이랑 나랑 짝이됬다.
구구단 왜워오라고 했다.
완전히 알 때까지 외워오라고 했다.
2단~9단까지 왜워오라고 했다.
<초2adhd일기 2023년 9월 13일_칼림바>

이번주는 맨날 칼림바를 한다고 했다.
도0이는 내일 체육 없다고 했다.
유0이는 다음주 월요일날 체육 없다고 했다.
승0이는 내일 체육 끝날때까지 독구감만 쓰라고 했다.
<초2adhd일기 2023년 9월 14일_칼림바>

어제 채육이선생님이 도0이 말안들어서튼튼체육 도0이한테 내일 체육 없다고 했다.승0이보고 내일 체육 빼고 할 태니까 수업 끝날때까지 독후감만 쓰라고 했다.
유0이보고 다음주 월요일날 완전히 체육 없다고 했다.
<초2adhd일기 2023년 9월 20일_체육선생님이 한 말>

체육선생님이 이상한 곳 들어가면 1학년들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중에서 체육 한 번 빼고 한다고 했다. 10월16일 월요일날 체육 완전히 빼고 한다고 했다. 1학년 교실에서 1시간내내 책만 읽으라고 했다.골프에서 우리가 이겼다.체육선생님이 이 세상에서 거짓말이 재일 나쁜 것이라고 했다.
<초2adhd일기 2023년 10월 19일_칼림바>

칼림바 매일 연습해야 된다.
1 2 3 1 5 3 2 5 2 1 6 3 1 7
7 6 7 1 2 5 1 2 3 4 4 3 2 1 2
1 2 3 1 5 3 2 5 2 1 6 6 7 1 5까지 왜워오라고 했다.
올해는 독서 7500페이지 못 한다.방학 때 다 못해서 그렇다.
방학 때 주말에는 안 읽고 주중애만 읽었다.
부족하면 주말에도 읽어야 된다.
주말에 아니면 하루에 두 챕터씩 읽어야 된다.
<초2adhd일기 2023년 11월 13일_칼림바>

칼림바 작은 별 연습해오라고 했다.1155 665 4433 221 5544 332 학교 종도 연습해 오라고 했다.5566 553 55332 53231언제나 몇 번이라도 연습해오라고 했다.123153 252 131 12 123 443212 123153 252 11 12 123 443211 34555 55654 333 33432 111 1 223232 34555 55654 333 34321 12 123 222111
<초2adhd일기 2023년 7월 10일_과일 꼬치 만들기>

재료는 뭐가 필요하나면 김주0이 방울토마토
서준0수박
박도0사과
이승0참외
전호0포도
선생님 키위
과자도 가지고 오라고 했다.
과일 꼬치 만든다고 했다.
<초2adhd일기 2023년 7월 11일_지구의 시간 5시11분 불안>

지구는 1.5도만 넘어도 죽을 수도 있다.
2도까지 오르면 답답하다.
1도여야 괜찮다
0도도 괜찮다.
1도면 불안정도 될 것이고
0도면 양호정도 될 것이다.
5시10분 5시40분 이때는 괜찮았는데 9시에는 괜찮았는데 9시30분에는 거북이가 바다에서 살기 힘들었고 팽귄도 얼음이 갈라져서 살기 힘들었다.
11시 11시30분에는 불이 엄청 많이 나서 캥거루가 가만히 못 있으니까 폴짝폴짝 뛸 수 밖에 없었다.
지구의 온도가 0.9도 더 상승했다.
<초2adhd일기 2023년 10월 31일_담임 선생님 못 오신 날>

담임선생님은 오늘 오는 날인지 몰라서 안왔고 일이 바빠서 못 왔다.
오늘 볼링 가는 날이다.
아빠는 볼링 파이브베거 한다.
그게 쉽지는 않다.
그정도 같고는 선수는 아니다.
8번 9번 씩은 쳐야 선수다.
선수들한테 퍼팩트는 어렵다.퍼팩트를 하려면 한 번도 실수를 안 해야 된다
초2adhd일기 2023년1월16일_빨강색 비행기

7:30~8:30 모닝독서
9:00 식사
9:30~10:00 영타먼저 한타
10:30 ~11:00 눈높이 테스트 월 사물놀이 화 코딩
11:30~12:00 자유시간
12:30 점심식사
13:00~ 13:30 학습지 수 사물놀이 목 코딩
14:00~15;30 도서관 야외활동 자유놀이 방학 숙제
16:00 동생 하교
16:30~ 17:30 학습지 도서관 자유
18:00~20:00 저녁식사 3바퀴 산책
루미큐브 자유시간
21:00~21:30 말씀쓰기 방학숙제
22:00~ 24:00 잠자기
<초2adhd일기 2023년 9월 26일_9월25일>

친구들과 함께 현장체험학습을 갔다.함박스테이크도 먹었다.그리고 라면체험을 했다.그리고 직업체험을 했다.치즈 만들기도 했다.그리고 돌아왔다.안 늦었다.5시45분까지 왔다.서울 키자니야라는 곳으로 갔다.오늘 주차장에 차빼기 게임 18단계까지 성공했다.

오늘이 사회복지 실습 마지막 날이라니, 짧은 기간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는데 이제 정들려니 떠날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프로그램과 상관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아이들과 즐겁게 놀기로 했다. 일부 아이들은 카드놀이도 하고 마지막을 그냥 이별은 생각 안 하고 그저 즐겼다. 아이들과 20일간 즐거웠고 보고 싶을 것 같다.


실전 체험을 시작할 때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막연한 생각에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아이들이 이 나라와 사회의 미래이다. 이들에게 멋진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일을 하면 좋겠다.


아동센터에 실전 체험을 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보고 배웠다. 가끔은 내 헐벗은 유년의 뜰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그때 이런 따뜻한 제2의 가정, 2의 부모 같은 따스한 보살핌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처럼 건강한 아동복지 기관이 더 생겨나고 오래오래 있어서 자칫 소외되기 쉬운 아이들에게 종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자긍심과 자신감을 키워주고 주변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길 바란다. 끝으로, 이별이 서운하다. 이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늘 건강하게 잘 자라길 항상 기도한다.


가정주부로 살다가 실로 오랜만에 출근할 곳이 있어서 아침마다 감사했었다. 부족한 예비 welfare worker를 잘 이끌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



교문 안 언덕길을 올라 현관으로 걸어가면서 막내를 몇 번이고 안아주었다. 아이는 아침마다 민들레꽃 개나리꽃 철쭉꽃 늘 주변에 피어있는 꽃을 따서 선물해 준다. 오늘은 강아지풀이다. 엄마의 얼굴을 내려보라고 한 뒤, 강아지풀로 코 주변을 간지럽힌다. 그리 간지럽지는 않았지만 아이에게 장단을 맞춰서 간지러운 척했더니 좋아라 웃는다. 엄마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우리 아들을 엄마에게 매일 꽃을 선물하네 최고의 선물은 우리 00이야"하면서 몇 번이고 보듬어 안아주었다.

유치원 현관문에 다다르기 전에, 전교생이 아침산책을 하고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산책이 떠오른다. 유럽식 교육인가! 교장선생님 멋지다. 오전 수업 전 전교생의 산책은 아이들의 감각 세포를 깨우고 아이들이 전인으로 교육을 받아들일 멋진 준비이다. 수영 전에 준비운동처럼....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더없이 소중한 일상이었다. 사회복지 실습이 뭐라고 아침 9시에 내 출근을 위해 7시에 일어나 아이들의 아침을 차리고 잠이 덜 깬 아이들에게 뭐라도 먹어야 엄마로서의 죄책감(?)을 덜어냈다. 8시가 되기 전에 큰아이 작은 아이 남편 모두 승용차에 타고, 엄마를 먼저 내려주고 아이들을 등교시켰다. 우리가 시골에 사는 탓이다. 내가 실습 가는 아동센터까지 버스노선이 복잡하다. 남편은 모두를 내려주고 도심까지 출근을 했다.

한주 늦게 실습보고서를 수령하게 된 까닭에 40개도 넘는 슈퍼바이저의 사인을 보면서 그동안의 고생이 막을 내리고 뭔가 한 고비 넘은 것 같다. 호수 덕분에 시작했던 사회복지공부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 감사와 더불어 피로감이 몰려온다.

"뿌듯해? 이거 지나면 또 어려운 거 와."

남편이 초를 친다. 누가 모르남!! 암튼 오늘은 만고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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