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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hdcafe Oct 27. 2023

12: 저마다의 개성대로, 속도대로 키우자!

제목: 무지개물고기이야기&편지쓰기

<초1adhd일기 2022년 6월 17일_무지개물고기이야기>

옛날옛적에 무지개물고기 세 마리가 살았습니다. 무지개물고기, 할머니물고기, 아저씨물고기가 살았습니다. 무지개 물고기는 행복하게 안싸우고 바닷가에 삽니다. 새들도 있었습니다.
잘들었나요?
잘들었어야죠!
새들이 무지개물고기를 잡아먹습니다. 그래서 모두 도망갔습니다.
<초1adhd일기 2022년 6월 28일_편지쓰기>

편지쓰기하려면 색종이 색연필 도화지 두장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색 두가지가  필요하다
자따라헤보세요
이따가 하는방법 대답 안해줄꺼니까요


타임 키퍼이고 작은 아이는 타임 킬러이다.  


큰 아이이는 7시30분에는 누가 깨우지 않아도 칼 같이 기상한다. 밤마다 운동을 하고 늦게 자서 피곤할 법도 한데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메디키넷 한알(20mg)과 우유 한잔을 마셨다. 소시지바도 김밥도 싫다고 해서 우유만 마신 상태로 8시 20분쯤 등교길에 오른다.


 교문까지 가는 길에 얼굴을 보니, 세수를 했다는 아이 눈에 눈꼽이 그대로다. 잠시 길에 서서 떼어주는데 실랑이를 했다. 길에서 눈곱을 떼주면  자꾸 지체되니까 자기 늦는다고 찡찡거림이 시작하려고 한다. 엄마가 거실 벽시계 5분 빠르게 맞춰놓았다는 말에 조금 누그러져 교문으로 내달린다. 강박이 쩐다.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제일 오래 있어야 하는 날인데,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점심도 속에 메스꺼워 잘 못 먹을텐데 괜찮을까? 걱정의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작은 아이는 뭐든 느긋하다 못해 늦장이다. 엄마가 드라이기에 머리 말리는 소리에 깼나보다. 오늘은 평소보다 살짝 일찍 일어났다. 9시쯤 일어나서 김밥 먹고 아우성에 글 하나 타자치고 오늘은 제법 예쁘게 등원했다. 평소에는 10시쯤 출발하자는 말에 장난감 놀지도 얼마 못했다고 울먹인다. 이럴 때 조금 더 놀 시간을 주어야지 쿠사리를 주면 더 울어버린다. 한 5~10분쯤 놀게 한다가 하늘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 이리하여 큰 놈 등교, 작은 놈 모두 등원했다.


한 배에서 태어난 둘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리하여 엄마가 두 아들을 대하는 방식도 온도차가 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특성에 맞춰 양육하려 한다. 작은 아이는 창의성을 살려주는 교육을 하고 큰 아이는 기본기를 착실히 다져주는 교육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형은 학습지 공부를 좋아한다. 2년동안 눈높이 수학을 했는데 방정식을 풀기 시작했다. 눈높이 타과목 국어와 영어는 겨우 또래  수준을 기어가듯 따라간다. 근데 무슨 과목이든 응용과 추론이 안되는 맹점이 있다. 동생은 형보다 세 살 어린 유치원생이다. 창의성을 장착하고 태어났나 싶다. 최근에 유튜브를 하고 싶대서 채널 개설을 도와주고 영상을 한 개 올렸다.

<동생 호반이의 일기(5세) 2022년 5월 31일_고양이 마을>

엄마는 호숫가 마을이 좋아
그런데 엄마가 안가본 마을이 있어요

고양이마을
그런데 말해줄 수가 없어
그건 비밀이니까

코코아타줄까 엄마가 말했다 아니요
엄마좋아
치 매가태릭스도 안사주구
이제그만
그런데 엄마는 돈이 없다
<동생 호반이의 일기(5세) 2022년 5월 31일_무지개 물고기>

쌍둥이100점이에요
119소방차
불가사리아저씨  
무지개물고기 이야기 
문어할머니가 먹물 뿜었다
비늘을 나눠주면 더 행복해질거야

큰 아이는 한 템포 느린 것 같고 작은 아이는 한템포 빠른 것도 싶다. 하늘에서 내려준 속도야 어쩔 수 없다. 다양성으로 생각하련다. 타임키퍼이든 타임킬러이든 각자 그 나름대로 속도와 기질에 맞게 크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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