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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Mar 03. 2019

꽝인 날

20181114

보릿가루가 담긴 스테인리스 그릇이 지금쯤 따끈따끈해져야 하는데, 전기장판과 닿는 바닥 부분만 미지근하고 그릇의 옆면은 거의 변화가 없다. 


고추장 할머니가 주신 레시피의 6번에 보면 「다음 날에는 잠깐 환기를 시켜 상태를 확인하고 조금 두꺼운 담요를 덮어 5일가량 두면 진이 죽죽 나면 뜬다.」고 되어 있지만, 어느 정도 따뜻해야 담요를 덮어도 되는지는 온전히 만드는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 수많은 따뜻함의 정도 중에서 최적의 따뜻함을 발견해야 하고, 그릇 면적의 몇% 정도가 따끈해졌을 때가 최적인지도 나의 감각으로 판단해야 한다.  


덜 삶아지면 보리가 뜨지 않는다고 해서 3시간 삶으라는 것을 3시간 반이나 삶았는데, 

전기장판의 온도가 너무 높아도 뜨지 않는다고 해서 딱 가운데 온도에 맞춰 24시간 틀어 두었는데,

햇빛 잘 드는 방에 두고도, 더 따뜻해야 하나 싶어서 난방도 틀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패하면 고춧가루나 메주가루는 섞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엿기름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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