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6
첫 번째 고추장은 엿기름물이 너무 적고, 내용물에 비해 그릇이 너무 컸으며, 또 그밖에 내가 알아내지 못한 여러 이유들로 인해 곰팡이가 슬고 딱딱해졌다.
두 번째 고추장은 보릿가루가 발효 중인 방의 대기전력 차단 버튼이 눌리면서, 전기장판이 꺼진 상태가 얼마인지 모르게 지속되었고, 온도 유지에 문제가 생기면서 망한 것 같다. 엿기름물을 너무 과하게 넣은 것도 찜찜하다. 처음에 넣은 것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거의 정량의 두배를 넣었다. 이 두 가지 외에 다른 문제점을 찾을 수가 없으므로 일단 이렇게 짐작해 본다.
우리말로 하는 강의를 듣고, 한글로 된 레시피를 보고 했는데도, 나는 아직 그 문장의 의미들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 아니, 하기 전에는 알 것도 같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 실패하고 나니 그 문장의 의미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옛것에 닿아보려고 하는 일들은 하나같이 어렵다. 서도민요가 그렇고, 평생 먹어온 고추장 담그기가 그렇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