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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Mar 03. 2019

걱정 가득인 날

20181127 

빚고 난 후 3~5일간은 뒤집어가며 말리라고 했는데 강습 날 빚은 것은 오늘로 1주일, 지난 금요일에 빚은 것은 5일이 되었다. 더 바짝 말린 뒤 매달아야 하나 고민하는데, 메주 표면의 균열이 눈에 들어온다. 

설마  점점 벌어져서 쪼개지는 건 아니겠지? 다행히 표면은 더 이상 축축하지 않을 만큼 잘 말랐고, 짚으로 살짝 묶어보았을 때도 뭉개지지는 않았다.  


이제 매달 차례다. 강습 때 메주 할머니한테서 얻어 온 짚으로 어려서 본 기억을 더듬어가며 묶었다. 

짚은 뻣뻣해서 내 뜻대로 잘 구부러지지 않았다. 한 겹으로 하면 너무 약하고 세 겹은 너무 두꺼웠다. 두 겹이 적당했으나, 한 겹이고 두 겹이고 매듭을 정교하게 묶기는 영 힘들었다. 혹시 마르면서 부서질까 봐 세로로 두 번씩 더 묶었다. 


빨래 건조대에 걸자니 너무 무거울 것 같다. 메주 3개의 무게, 6kg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보다 공중에서 바닥으로 툭 떨어지기라도 하면 메주가 박살이 날 수도 있다. 비가 올 때도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처마 비슷한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테이블 상판의 나무에 짚을 묶어서 고리를 만든 다음, 메주에는 쇠고리를 걸어서 매달았다. 부디 내년까지 살아남아서 맛있는 된장이랑 간장이 되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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