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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Apr 14. 2019

기다리는 날

20190325 


지금까지 아이를 키워오면서 읽어 본 어떤 독후감이나 일기, 수행평가 글, 심지어 나의 생일날이나 어버이날 쓴 감사편지, 이따금씩 쓰던 반성문보다 더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이 아이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다. 다름 아닌 아이가 이청용 선수한테 쓰는 팬레터이다. 

오늘은 하교와 등원 사이 쉬는 시간을 쪼개서 대한축구협회에 직접 전화를 했다. 

경기 시작 전이나 후로 이청용 선수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묻는 문의전화를 아이가 직접 한 것이다. 이제 중3씩이나 된 아이가 문의 전화를 한 것이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지금껏 그런 문의전화는 필요해도 하지 않으려 했던 아이였기에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르니 해봐'라고 말해주면서도 진짜 할 줄은 몰랐다.

축구협회 직원과의 통화 후에 내게,

「선수들이 주차장에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데 일반인은 출입이 불가하며 들어가고 나갈 때 입구에서 받는 것은 가능하다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내일 경기 볼 걸 생각하니) 엄마, 나 떨려." 

오늘 밤엔 휴대폰에 저장해 둔 편지글을 편지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쓸 것이다. 마음을 담아~

1학기 중간고사 내신 준비 첫날인 영어학원 수업을 제치고 하교 후에는 바로 상암 월드컵경기장으로 갈 것이다. 아이에게 이청용 선수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닿기를^^  


*사진 : 이청용 선수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아이가 직접 고른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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