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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Apr 14. 2019

혼자서 흐뭇한 날

20190405 

막장으로 여러 번 된장찌개, 된장국, 쌈장 등을 만들어서 먹었지만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맛있다. 깊은 맛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말일 거야 생각하면서 또 먹어보고 혼자서 감탄한다.

담근 지 한 달이면 먹어도 되고, 40일까지 발효를 시키며, 6월쯤 되면 냉장고에 두라고 한 말을 지키고 있는 중인데, 발효 시간이 더해지면서 점점 더  맛이  깊어지고 있다.^^ 

주고 싶은 사람을 다 주면 새로 담아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 생각한 사람들에겐 주고 싶다.

일단 우리 엄마! 드리기보다는 엄마 집에 가서 직접 차돌 된장찌개를  끓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름 먹을 만하게 할 줄 안다.

나의 동서! 음식을 잘하는 친구이니 맛있게 해 먹을 것을 확신한다.

나의 작은 언니! 건강 때문에 순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유아용 청국장(만약 그런 게 있다면^^) 같은 맛이 나는 나의 막장이 언니에게도 좋을 것 같다.

서도민요 선생님! 식사를 자주 거르시는 것 같아서 지난 수업 때 제일 먼저 드렸다.

혹시 이렇게 퍼주고도 좀 더 남는 게 있다면 내 친구들 중 한 명만 선착순으로! 

이러다 나를 위해 한 단지 더 담게 생겼다.^^ 


*사진 : 

"먹을거리가 너무 쉽게 얻어지니까 도무지 밥맛이 없어."

이 대목에서 완전 감동 먹었다는 고미숙 님의 말에 완전 감동 먹었다.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서 막장이 맛있는 건지 모르겠다.

나의 시간과 정성과 노력과 배움이 함께 들어 있기에. 

심지어 나눠 줄 생각을 하게 되고, 더 담을 생각을 하게 되고,

지금까지 보다 된장찌개를 더 자주 먹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미숙 님의 「고전과 인생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30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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