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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초 Jan 13. 2019

'내 것이 아니던 것'을 가진 날

20180817

약 한 알이 비싼 밥만큼이나 비싸서 이런 건 도대체 누가 먹을까 생각했던 공진단을, 남편과 아이에게는 이미 여러 번 먹였었다.‘나도 한 번 먹어볼까’ 생각하기엔 엄두가 안 나서, 한두 알 얻어먹어 본 정도? 물건에 비유한다면 공진단은 내게 명품 가방 같은 느낌이다. ‘좋긴 한데 내 것은 아니야’ 하는…


오늘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앞으로도 내가 가끔 먹일 것이고,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나는 앞으로도 영 먹을 기회가 없을 것 같으니, 내가 내게 기회를 만들어 줘야겠다고 말이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10알을 주문했다.


마시는 공진단과 씹어 먹는 공진단 두 종류가 있는데, 나는 후자를 택했다. 이유는? 순식간에 마셔버리는 것보다 씹어 먹는 쪽이 나의 사치를 더 오래, 그리고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여행 한 번 가지 않고 방학을 버틴, 또 2학기를 버틸 중2 맘을 위한 최소한의 위로! 격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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