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재정을 통해 톺아보기 II. 정해진 미래
교육과 저출산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물론 교육만이 저출산의 원인인 것은 아니고 하나의 원인중 하나인것인데, 한국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할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논증보다는 두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기본계획 및 저출산예산 현황 입니다.
3차기본계획부터 노동, 주거, 교육을 저출산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보고 저출산예산에 포함시킨 점은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주거를 비롯해 해당 예산들이 2/3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교육은 상당히 제한적으로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애주기별로보면 초중고등학교(법률상으로는 초등,중등교육) 이후 대학교(고등교육)인데, 초중등교육 관련 예산은 저출산예산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그린스마트스쿨조성사업 등 일부만 포함).
초중고 전후해서 누리과정(3~5세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및 고등교육 예산 중 국가장학금(이른바 반값등록금)이 저출산예산에 포함된 사업입니다.
교육 관련 예산이 90조 정도 수준이라고 보면 저출산예산은 1~2조 수준(누리과정 포함시 5조가 넘으나 누리과정은 사실상 보육예산으로 볼 수 있어서 제외함)입니다.
제생각에는 교육이 저출산 문제의 원인이라던지 아니면 해결방안이 된다는 인식이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실무적으로는 교육예산은 교육재정교부금 및 대학혁신지원 등 일반지원(저출산등 특정 목적을 위해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건비 등을 전체적으로 지원함)성격의 예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저출산 예산으로 분류하는 것은 어렵다는데 공감이 됩니다.
하지만 어찌됬든 저출산예산에 교육이 포함되어 있고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도 들어가있다는 점에서 교육과 저출산이 관계가 있다고 정부(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이전글에 언급드렸지만, 교육이야말로 대학입시 등 수도권 초집중이 발생하고 있고, 경쟁의 심화로 인한 생존본능을 자극하는 원인이라는 점입니다
사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고, 아이들 기르고 가르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아이의 성공은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자조적인 농담도 있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살아가기도 힘든데, 아이들 교육을 위한 재력과 정보력을 갖추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이하에서 여러 자료를 제시해 보겠습니다만, 우리들(보통의 대한민국 3~40대 세대)의 본능적 인식(?)은 아이 양육에 있어 교육의 부담을 상당히 크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육과 고령화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일반적인 생애주기에 따르면 30에서 50세 사이의 핵심생산인구에서 저축을 통해 노후를 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시기에 아이들 사교육비에 지출을 함에 따라, 다른 나라와 비교시 충부난 노후준비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 관련 일차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노인빈곤율 등 재무적 관점에서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통계청)를 보겠습니다
초중고 사교육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사교육비에 총 26.0조원을 썼습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41.0만원입니다(사교육 참여학생으로 한정하면 52.4만원입니다)
이 통계가 나오고 나서 난리가 났습니다
1달에 사교육비가 40만원밖에 안드냐.. 거기 어디냐 이사가고 싶다.. 통계 조작한게 아니냐.. 현상 파악이 제대로 안되니 대응정책이 효과가 없는거 아니냐.. 온갖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저도 아이가 아직 입시교육을 시키고 있는 나이대는 아니지만, 해당 조사결과는 현실반영이 안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수학 1과목에 80만원이 된다느니, 애들 학원비 때문에 투잡을 뛴다더니, 몇백만원짜리 기숙학원이니 이런 얘기를 들어봤기 때문입니다.
제가 해당 통계의 조사방법을 일일이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기관이 이를 조작하거나 잘못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믿습니다.
다만 사견으로는 첫째, 평균의 오류가 상당하지 않았나 싶고 둘째, 암수파악은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사교육비를 몇백만원씩 지출하기도 하고 거의 지출안하는 지역이나 가구도 있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주로 전자지만, 평균을 내보면 전자의 문제가 잘 안드러나는 것입니다. 또한, 사교육은 아주 정확한 파악은 어려운 영역으로 자발적 설문조사를 토대로 할 경우 실제보다 적게 잡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번 최근에 언론에 자주 나왔던 세가지 다른 자료를 제시해보겠습니다
하나는 블룸버그에서 인용한 자료인데(일본의 인구연구소), 한국이 6년치의 연봉을 아이를 기르는데 지출한다는 내용이고 그 규모뿐 아니라 사교육비 비중도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특기할 만한 점은 다른 나라는 대부분 공교육비로 지출이 충당되는 반면, 한국은 유독 사교육비(빨간색 막대) 비중이 상당합니다. 또한 아이가 24살(대학교 졸업)까지의 비용으로 6년치 월급이 들어가면 전체 생계비의 25%가 아이들 교육에 들어가는 것이라고도 볼수 있습니다(물론 공교육은 세금으로 운영되겠죠)
또하나는 국가별 1인당 GDP 대비 자녀양육비 배율인데요(중국 인구연구소 출처), 여기서도 대한민국이 1등을 차지하여 가장 양육비 부담이 높은 나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건 18세까지의 양육비 기준이고요 1인당 GDP 대비7.79배입니다. 우리나라 GDP를 고려하면 약 3억 6,500만원입니다.
더하여 2019년도에 센세이셔널했던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가 있습니다
지금도 동아일보 들어가면 볼수 있는데요
저도 해봤는데 굉장히 정밀하게(?) 계산을 하게 만들더라고요(실제 어느정도 정확한지는 잘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계산기에서의 특징은 한국부모는 다수가 자녀의 대학졸업시까지 양육을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동 양육비 계산기에서는 자녀의 대학등록금과 20대 중반까지 식비, 주거비 등 생활비용이 포함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금액이 크게 나오는데요..
(저는 돈못버는 월급쟁이고 특별히 자녀교육에 대단히 투자하고 있지도 않음에도, 맞벌이임에 따라 자녀 1명당 6억정도 나오더라고요ㅠ)
그런데 다수(모두가 아닌 다수)로 따지면 이게 현실을 오히려 부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부모를 벗어나서 경제적 자립을 이뤄서 살아가는 청년이 얼마나 될까요?
심지어 한국남자는 의무적인 군복무도 있습니다ㅠㅠ
저는 25년 전에도 그러지 못했는데, 요즘같이 부동산 대란에 대학등록금 오르고 일자리 찾기 어려운 세대에서 스무살에 경제적 독립을 한다는게 가능한 얘기일까요??
모든 통계나 이런 자료는 기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은 다를 수가 있고 비판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20대 중반까지는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일정부분 있다는게 현실이라고 생각되고, 그렇다면 아이 1명당 평균 5억원은 들지 않을까 싶은게(중국 위와의 경우 18세까지 3억 6,500억으로 하였으니 적어도 20대시절에 1억 5천은 추가함) 제 "추측"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담 관련 몇가지 문제제기만 던져보겠습니다
첫째, 부담기간은 우리나라가 정말 깁니다
우선 조기교육부터 시작됩니다. 교육비 부담이 초등학교부터 시작이라는 것은 정말 순진한 발상입니다
온갖 선행학습이 이루어지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학원뺑뺑이가 시작됩니다
즉, 이른 나이부터 사교육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담기간이 뒤로도 깁니다. OECD 대비 높은 대학진학률(70%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대학등록금 부담도 상당합니다(대학등록금은 공적인 지원이 거의 없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거기다 군복무가 추가되고 질좋은 일자리가 한정되어 있음에 따라(노동시장 이중구조화에 따라 이른바 좋은 직장은 매우 한정되어 있고 휴직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하나의 일상적인 현상이 되고 있습니다) 청년의 사회진출 자체가 늦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비 부담은 일찍 시작해서 늦게 끝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둘째, 부담영역도 협의의 교육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좁은 의미의 학과교육은 사교육이 공교육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공교육이 바로서야 된다는 외침에 공감은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Hagwon은 위키피디아에 고유명사로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교육이 학원을 통해 대체됩니다. 학교는 의무교육이니 형식적으로 가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학원은 이제 단순히 학업성적 및 대학입시를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태권도학원에서 시작해서 줄넘기학원, 종이접기 학원 등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코스가 되었습니다.
초등저학년 돌봄문제는 15년전부터 우리나라 저출산대책의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되고 있었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무리 빨라도(우리나라의 '저녁이 없는' 노동환경상) 7시는 되야 아이를 데려갈수 있습니다(회사다녀보신분들은 아실겁니다. 7시에 아이를 데려가려면 6시에 칼퇴근을 해야되는데 이게 쉬운 일인지요?)
그런데 어린이집 다닐때는 7시(야근할때는 9시)에 데려가던 아이가 갑자기 초등학교 가면 12시에서 1시사이에 집에 옵니다
1살 더 먹었지만 5~6시간동안 집에 있으라고 하기 어렵습니다.(특히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을 혼자 올수 있을지도 걱정됩니다)
학원 뺑뺑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하고싶은 말이 많고 반론도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자세한 것은 다음에 하겠습니다.
갑자기 결론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교육은 무시못할 - 아니 어쩌면 가장 중요한 - 원인입니다
여러 저출산 원인 중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수한 영역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