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재정을 통해 톺아보기 II. 정해진 미래
저출산의 원인은 아주 복합적입니다.
즉, 대한민국 사회의 모든 문제가 합쳐져서 발생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저출산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상으로 접근하면 비혼 또는 만혼에 따라 첫아이를 안낳거나 늦게 낳게 되니 둘째가 없고..
그런데 비혼 만혼이 왜 일어나냐에 대해서는 사회변화가 기본적으로 있지만 일자리찾기가 어렵고 집구하기 어렵고.. 경쟁은 심하고...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얘기여서 여기서는 그냥 줄이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정부도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문제인식을 하고 있고 여러 대응방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꼭 예산투자와 원인이 금액에 비례해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미리 언급한대로 착시현상도 있습니다), 2022년 정부의 저출산 사업내역을 보면 저출산문제의 원인과 이에 따른 재원의 중점 투자분야를 알 수 있습니다.
주거지원(20조), 보육돌봄(11.5조), 자녀수당(5.4조), 일자리(3.6조), 사회환경(2.5조), 모성보호(1.8조), 자산형성(1.5조), 교육(1.2조) 정도입니다
저출산은 하나의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으로 제가 가장 이거다 하고 생각했던 것은 "수도권 초집중화"입니다.
6~7년 전인가요.. 저출산 예산을 보다가 보육에 쏟아부어도 안되고
노동,주거,교육 등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한건 알겠는데 실효성이 어느정도인가 의문이고 당장 해결할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에 조영태 교수님(인구학으로 박사학위를 따신 분이라고 합니다)이 쓴 "정해진 미래"라는 책을 봤는데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무릎을 쳤습니다
(제가 쓴 저출산에 관한 글의 모음도 분류 장을 "정해진 미래"라고 정했는데, 너무 정확한 표현이어서 그렇습니다)
저작권 문제도 있고 제가 해당 책보다 더 잘 표현할 방법도 없어서 간단하게만 언급하면 이렇습니다
1. 인간도 동물이다
2. 동물은 경쟁이 심해지고 살기가 힘들때는 후손을 안낳는다
3.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나라보다 서울과 수도권 1점 집중이 심하다
4. 도시 집중도가 심해지면 경쟁이 심해지고 후손을 안낳게 된다
이를 저출산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이라고 합니다
(2021년에 나온 저서인 "인구, 미래, 공존"이라는 책에서는 이를 좀더 가다듬어 상당한 Evidence를 첨부하였습니다)
정말 맞는 말 아닌가요?
일자리, 주거, 교육 이런 것들이 왜 대한민국 저출산의 문제가 되는지 그 근본원인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나싶습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의 일생에 따라 생애주기별로 보는 방법을 개인적으로 선호합니다.
태아의 출산부터 시작해보면 출산, 보육(초등학교 입학전), 교육(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 노동(일자리_취직), 주거(집 마련) 순서로 일반화할 수 있습니다
아래표는 제가 매우 개괄적으로 작성해본 것인데요(복잡하게 할수록 정밀하지만 그만큼 이해가 한눈에 안되서요_ 변명맞아요 ㅠ)
출산시는 대부분 건강보험 체계에서 커버가 됩니다. 돈이 없어서 건강보험에 가입못한다 하면 의료급여가 되죠.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우리나라만큼 뛰어난 의료체계가 없다고 봅니다. 출산 자체에만 한정할 경우 돈이 없어서 출산을 기피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될것 같습니다
보육도 공보육체계가 상당부분 확립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무상보육 정책 추진이후 어린이집이 여러 문제는 있지만(국공립어린이집 선호 등), 그래도 장족의 발전이 있었던 분야죠
교육이 생애주기상 그다음인데 (제 기준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입니다
대표적으로 공교육이 사교육에 크게 밀리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생각하면 서로 국공립어린이집을 가려도 하는데, 딱 초1이 되는순간 공교육에 대한 선호도가 사라지고 학원뺑뺑이부터 시작해서 사립초경쟁률이 높은 현상을 보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에 언급하겠습니다)
또한 교육의 문제가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특수한 문제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대학입시를 통해 일렬로 줄세우기를 하지 않고, "Hagwon"이라는 고유명사가 위키백과에 있는 등 사교육이 점령하고 있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대책에서는 교육은 상대적으로 빠져있습니다. 맨 위의 도표에서도 보이듯 교육은 큰 사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가장학금(저소득층 대학생에 대한 과거의 반값등록금 사업)을 제외하고는 초중고 관련해서는 거의 저출산 대책으로서의 정책적 대응이 없다시피합니다
(이 이유와 문제점등은 또한 역시 뒤에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그 다음 대학졸업(또는 고등학교) 이후 노동과 주거 문제가 발생합니다
노동은 일자리인데 일자리 자체의 문제보다는 노동시장 이중구조화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즉, 대기업(또는 공공기관 등)과 중소기업간의 격차가 워낙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밖에 Work-Life balance 문제도 제기되고 있고요(OECD 국가중 여전히 연간 노동시장이 가장 높은 나라중에 하나입니다)
주거는 집을 living이 아니라 투자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부동산문제입니다. 특히 최근 엄청난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문제가 많이 됬고, 그에 따라 제4차 저출산대책에서 예산규모로는 국토부가 1위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워낙 큰 주제여서 슬쩍 언급만 해도 글이 길어지네요..ㅠㅠ (이렇게 길고 재미없는 글을 브런치에서 누가 읽을까 ㅠ)
이만 줄이고, 다음번에는 저출산의 원인으로서의 교육! 을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