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자 - 6.다섯 번째 증인: 프리드리히 니체

6.다섯 번째 증인: 프리드리히 니체 - 의지와 초인

by 김준호

"신이시여. 당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간의 존엄한 의지를 외쳤던 자를 불러주십시오. 나의 투쟁이 나약함의 발로가 아니라, 인간 주체성의 선언이었음을 입증할 자를 원합니다. 프리드리히 니체를 이 재판정에 세우십시오!"

"좋다. 너의 의지가 궁극적인 힘인지 보아라. 나의 죽음을 선언하고 스스로의 길을 가려 했던 증인이구나. 그의 권력에의 의지가 나의 필연성을 넘어설 수 있는지 보아라."



공간은 곧 광기와 극도의 생명력이 폭발하는 듯한 격렬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도전적이고 고독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의 눈빛은 이 절대적인 현실을 향해 조롱과 반항의 불꽃을 던지는 듯했다. 그의 주변 공기는 마치 불안과 열정이 뒤섞인 격렬한 춤을 추고 있는 듯했다.


"신이 죽은 후에도 그의 그림자와 싸우는 비극적인 영혼이여! 나는 신의 죽음을 선언했고, 이는 인류에게 무한한 자유와 스스로 가치를 창조할 책임을 부여했다! 너는 왜 이 위대한 해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전히 죽은 신의 그림자와 싸우는 나약한 노예로 남아있는가? 너의 고통은 나약한 의지가 만든 것이다! 왜 너의 삶의 모든 고통과 모순마저도 강렬하게 긍정(Amor Fati)하지 못하였는가? 너는 의지를 사용하여 고통을 새로운 창조의 동력으로 만들지 못했단 말인가?”


니체는 나의 투쟁을 의지의 질적 저하로 깎아내렸다.


"당신의 철학은 위대했지만, 당신 스스로도 그 신 없는 세상의 허무를 견디지 못하고 광기에 빠졌습니다! 당신은 인류에게 신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책임을 던져놓고,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초인(Übermensch) 사상은 이 허무를 메우기 위해 인간에게 신적인 권능을 요구하는 오만한 도피 아닙니까?

당신의 의지가 이 절대적인 공간, 신이 살아있는 현실에서 무력한 것입니까?

당신이 초인에게 요구했던 스스로 신이 될 권능이야말로 인간의 나약함이 신에게 빌붙으려 했던 가장 오만한 시도였던겁니까?

당신은 신에게서 독립하려 했지만, 당신의 모든 의지 자체가 신이 창조한 생명력이라는 족쇄 안에서만 허용된 최대치의 자유일 뿐이었습니까?”


나는 그의 철학이 가진 인간적 한계를 추궁했다.

니체는 분노했다. 그의 내면에서 격렬한 파도가 일렁이는 듯했다.



"나의 광기는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분노의 절규였다! 나는 인간이 스스로의 가치를 창조하고, 고통을 숙명으로 껴안아 초인이 되어야 한다고 외쳤다. 너는 고통에서 도망치려 했지만, 나는 영원 회귀의 고통스러운 진실마저도 기꺼이 껴안고, 자신을 운명 자체로 만들라고 외쳤다!

너의 투쟁은 결국 고통을 멈춰달라는 나약한 소망의 발로였다!

나의 투쟁은 신의 노예에서 벗어나 인간의 존엄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려는 장엄한 시도였다!"


신은 니체의 철학적 기반을 가장 근본적인 영역에서 공격했다.


"니체여. 너는 권력에의 의지를 숭배했으나, 너의 그 의지 자체가 나라는 근원의 절대적인 힘을 가장 열렬히 모방하려 했던 결핍된 갈망이 아니었는가? 네가 창조하려 했던 모든 가치는 결국 내가 창조한 생명의 영역 안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너의 초월은 나의 창조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 나의 창조가 부여한 자유의 극한을 시험한 것에 불과했다.

너의 투쟁은 인간이 신에게서 독립하려 했던 가장 격렬한 시도의 증거이지만, 그 시도조차 결국 창조된 것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여기에 섰다."


"당신의 말이 맞다면, 당신의 모든 가르침은 신이 던져준 마지막 희망이었으나, 그 희망마저 신의 창조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허무한 약속이었습니다!

신은 인간에게 나를 죽여보라는 자유를 주고는,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 자유의 공간 자체가 자신의 창조물이라는 냉혹한 역설 속에 가두었습니다!

나는 당신이 신의 족쇄 안에서 가장 격렬하게 춤춘 비극적인 광대였음을 알게됐습니다.“


니체는 깊은 절망적인 침묵 속에서, 그의 의지가 이 영원한 영역에서는 창조된 것의 조각에 불과했음을 깨달았다. 그의 혁명적인 기운은 고독한 회한으로 변해갔다.

니체의 광기와 의지가 사그라지자, 나는 마지막 증인을 소환했다. 나의 모든 투쟁을 관념이 아닌 현실의 문제로 규정하고, 경제적 착취에서 해방되기를 원했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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