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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SU Dec 23. 2019

<결혼 이야기>,연민어린 시선

에디터 SU의 쉐어컬쳐


안녕하세요. 에디터 SU입니다.

오늘은 영화 <결혼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은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가족을 구성하는 방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혼자도 아닌,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이라는 타이틀이 신선했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에서 보듯이 가족을 구성하는 방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읽었던 책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받아들이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정을 꾸리고 있긴 합니다. 결혼은 이처럼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시대적인 유물로서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
<결혼 이야기>는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찰리(애덤 드라이버) 부부가 결혼생활의 행복한 점과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니콜과 찰리는 이혼을 결심한 상태인데요. 파경을 맞았지만 이혼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서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한 가족을 예리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입니다.













저는 <결혼 이야기>에서 미국식 결혼생활과 소송 과정, 그리고 주변인들의 반응이 조금 낯설게 느껴진 건 사실이에요. 제 주위에서 이혼하는 과정을 봤을 때 대부분 합의 이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일까요?  하지만 <결혼 이야기>의 기본적인 이야기는 만국 공통어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감 포인트가 있는데요. 바로 남녀가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차에 따른 갈등 구조입니다.










갈등의 첫 번째는 부부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찰리와 니콜이 느끼는 심각성의 정도입니다. 극 중에서 찰리가 반응하는 여러 모습은 '이러다 말겠지'라는 다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찰리가 처가에 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모습이나 이혼 소송장을 보고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찰리는 니콜과 이혼하더라도 찰리와 니콜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들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제든지 니콜과의 관계 회복이 가능하다는 오판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강을 넘게 되는 결정적 이유가 됩니다. 극 초반에는 니콜의 눈물이 많이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찰리가 눈물을 많이 흘리는데요. 이는 이혼이라는 과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찰리의 후회의 눈물이 아닐까요.  













두 번째는 남녀 간의 공통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문제인데요. 니콜은 이혼을 결심한 이유가 명확합니다. 한때 잘 나가던 유명 배우였던 니콜이 찰리의 조력자로서의 집중했을 때, 언제부턴가 당연시되는 부부간의 일방적 위치입니다. 왜 니콜은 항상 찰리의 조력자 역할만 해야 할까요? 니콜은 '이제부터 나도 나의 삶을 살았야겠으니 나를 지원하세요' 가 아닙니다. 알아달라는 것이죠. 나도 꿈이 있고 나도 내가 원하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공감해달라는 것입니다. 찰리의 입장에서 뉴욕에서 꾸려온 연극 연출가로서의 삶은 니콜과 함께 한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문제는 니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찰리의 것은 찰리의 것일 뿐이죠. '알아주지 않는 것' 자체가 니콜이 결혼생활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결심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영화는 이혼이라는 과정을 솔직하고 섬세하고 그리고 있는데요. 바로 옆에서 지켜보듯 우리네 지리멸렬한 부부관계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는데 공감 지수가 높은 것 같아요.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 상' 경쟁부문 후보에 오른 것 이외에도 골든 글로브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스칼렛 요한슨과 애덤 드라이버는 일찌감치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 여우 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하니 평단의 열렬한 호평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데요. 사실 다 그렇고 그런 부부관계를 영화에서 또 봐야 되나 싶은 평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스칼렛 요한슨과 애덤 드라이버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SU는 다음에 더 좋은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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