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SU의 쉐어컬쳐
안녕하세요. 에디터 SU입니다.
저는 예민한 편에 속합니다. 예민한 사람들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높다고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지인의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 등의 변화를 예민한 사람들은 대부분 바로 인지하게 마련이죠. 예민한 사람들은 상대방과 얘기할 때 표정이나 말투, 행동거지 등을 보면 그 사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예민함의 정도는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제가 볼 때 어느 정도의 예민함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에서 어떤 시그널을 계속 보내는데 인지를 하지 못하거나, 잘 못 이해하는 경우 그에 따른 사회생활의 부작용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면이 큰 것 같아요. 예민하다는 것은 주변에 여러 신호(Signal)를 불 필요하게 인지를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그럴 경우 금방 에너지가 소모하게 되면서 체력이나 기분 등의 고저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걸 '기복'이 크다고 하죠.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기복'이 큰 사람을 선호하진 않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예민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제가 아무래도 예민한 편이니 저의 주관적인 생각들을 적어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는 정형외과 출신 의사로 1970년 <빛과 그림자>로 일본 최고의 대중문학상 '나오키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아무래도 의사 출신이다 보니 의학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는 소설을 쓴 작가인데요. 그의 에세이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는 출간된 2007년에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밀리언 셀러로 등극하게 됩니다. '둔감력'이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유행어로 올랐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예민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무례하고 사소한 것들에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와타나베 준이치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조금 더 둔감하게 살라’고 조언합니다. 사소한 일을 민감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기 쉽다고 하는데요. 힘들고 곤란한 일일수록 둔감한 태도로,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흘려보내야 정신 건강에 이롭고, 억지로 스트레스를 견뎌내기보다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서의 '둔감함'도 그렇지만 건강이나 직장 생활, 인간관계 등에서도 '둔감함'에 대한 폭넓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있는데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지음>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적인 대처법을 소개한 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 역시 궁극적으로는 삶을 유연하게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무례하게 구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실전법을 제시하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보다 <둔감함>에서 제시하는 삶의 근본적인 태도를 정한다는 점이 조금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세상 모두를 고칠 수 없으니까
저마다 다양한 사람들과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 관계, 매일 보지만 그리 반갑지 않은 직장동료, 가족까지 셀 수 없이 많을 정도의 케이스를 접하다 보면 방법론을 연구하기 보다 태도의 정함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유연함이 아닐까요? 아주 오래전에 봤던 영화에서 타인의 사소한 행동에 심한 공격성을 느낀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예민함은 어쩌면 일상생활에서 일어날법한 상황들을 공격이라고 단정 짓고 그에 따른 반격이나 속앓이를 하는 건 아닐까요. 무던함이 때로는 부드럽게 이어가는 현명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단풍이 든 낙엽을 바라보면서 여러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현재 일어나는 소소한 상황들에 매몰되어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못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둔감함'이 정답일 수는 없지만 때로는 상황을 유연하게 바라보는 것, 올해를 잘 정리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에디터 SU는 조만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