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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SU Oct 18. 2020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세상의 시선보다 더 소중한 ‘나’를 찾기

안녕하세요. 에디터 SU입니다. 

코로사 시대의 나타난 여러 신조어 중에서 확찐자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코로나 19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안에서만 생활을 하다 보니 활동량이 급감해 살이 확찐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신조어인데요. 사실 저도 최근에 체중이 늘어서 걱정을 하던 찰나에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뚱뚱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관대하지 않은 건 사실이죠. 마치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회적 편견은 오래되었습니다. 케케묵은 비만과 다이어트라는 소재. 다소 진부한 주제를 가지고 영화는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었을지 사뭇 궁금해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오늘은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를 소개하겠습니다. 

100kg이 넘는 몸무게로 공룡 쌤이라 불리는 유치원 영양사 장잉주안은 집에서는 엄마의 구박을 받고, 마트나 버스에서도 뚱뚱한 몸매 때문에 따가운 눈총을 받습니다. 장잉주안의 하루하루는 지극히 개인 문제인 과체중 때문에 사람들의 불필요한 참견이나 조롱거리 취급을 받으며 버거운 삶을 살아갑니다.  그녀는 영양사로 계속 일하려면 무조건 살을 빼라는 원장 선생님이자 엄마의 압박에 못 이겨 극단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하게 됩니다. 장잉주안은 택배기사 우를 만나면서 더욱 다이어트에 몰입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밝은 미소 뒤에 숨겨진 비밀을 가진 택배기사 우와 남다른 취향을 가진 모범생 샤오위를 만나면서 다이어트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장잉중안은 이번 다이어트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중화권 코믹 장르에서 보여주는 다소 과장된 액션이나 억지스러운 이야기 구조를 안 좋아하는데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에서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뚱보, 돼지라고 놀리고 심지어, 장잉중안 집으로 찾아가 벨을 누르고 계란을 던지기도 합니다. 앞집에 살고 있는 노인이 장잉중안을 성추행하는 장면 역시 뭔가 석연찮은 억지스러움이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극 중에서는 이렇게 뚱뚱한 여자를 성추행 할 수 있냐고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이어집니다. 

이 영화는 뚱뚱한 사람, 특히 비만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편견, 그리고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조화는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죠. 다이어트라는 뻔한 주제를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만 하고, 모든 사람은 있는 그대로를 존중받아야만 한다는 꽤 진중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극 초반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요소를 가져와 코믹스럽게 이야기 전개를 하다 보니 극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굳이 코믹적인 부분을 빼고 현실적인 내용으로 담백하게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작년에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에서 고도비만 모델을 내세운 여성용 면도기 광고가 이슈가 됐었습니다. 모델, 작가, 강연자 등으로 활약 중인 오브라이언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32만여 명, 유튜브 시청자 10만여 명을 확보한 온라인 유명 인사인데요. 사진 속 오브라이언은 해변에서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활기찬 포즈를 선보였으며 질레트는 “’비너스’는 모든 여성의 체형, 체중, 피부 타입을 대표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나치게 마른 모델을 세워 은연중에 ‘말라야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듯 비만 체형을 ‘정당화’ 하는 태도도 옳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었는데요. 비판했던 사람들의 의견은 고도 비만을 건강이 안 좋고 여러 합병증을 초래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광고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질레트의 취지에 공감하여 응원을 보낸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는 이 사회에서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 공존하며 살아야 하고, 그들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극 중 샤오위라는 남자아이가 여자 옷을 입는 걸 좋아하는 설정 역시 사회적 편견을 버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된다는 상황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질레트 광고는 비만을 찬양하는 광고가 아닙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든 적게 나가든 면도기를 쓰는 사람은 동일한 것이죠. 성평등과 더불어 다양성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입니다.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에서 우리가 다양성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지 조금은 각성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제가 좋아하는 빵을 벌써 4개째 먹고 있네요. 다양성을 존중해야 되니 괜찮겠죠? 에디터 SU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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