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인 장동선 교수의 유튜브인데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출연하여 돈(소비)과 인간의 행복감에 대한 주제에 대해 토론했다. 이 중 굉장히 인상 깊었던 것은 '소소한 행복'에 대한 내용이었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알고 하는 소소한 소비가 되려 더 행복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가성비 좋은 소비라고도 했다.
김경일 교수는 이에 대한 예시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들었다. 일기를 보면 소소하게 누굴 만나서 무엇을 먹었다와 같은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영국 수상인 윈스턴 처칠도 비슷했다고. 이러한 역사적 위인들은 무엇이 나를 확실하게 회복시키는 즐거움인지 알고 있었고 이를 통해 불안을 이겨내고 결국은 대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참고로 이런 소소한 행복은 일기를 통해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단다. 기록을 보고 나중에 우울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아 내가 이럴 때 행복했지'라며 그 방법을 시도하고 다시금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
영상을 보고 나니 참으로 맞는 말이라 무릎을 탁 쳤다. 생각해보니 내가 행복했을 때는 이걸 왜 하는지도 모르고 시켜서 한 회사 프로젝트를 끝냈을 때가 아니라 맛있는 커피를 맛보거나 길가에서 귀여운 고양이를 만났을 때다.
하지만 인생 전반을 살펴보았을 때 나는 이 작은 행복을 아주 잘 챙기는 사람은 아니었다. 성장과정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려도 된다는 것을 배운 적이 없다. 부모님은 아주 작게라도 나와 그 어떤 것도 즐겨주지 않았다. 가족의 단골 맛집, 이런 것도 없었다. 나에게는 공부나 효도 같은 것만 강제되었다.
혼자라도 즐거움을 찾아보려고 하면 강력한, 무언의 압박을 받았다. '나는 왜 안 챙겨? 부모를 먼저 챙겨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나쁜 사람이다' 항상 이 메시지가 온 몸을 강하게 조여 오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에게 나의 삶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너 혼자 행복하냐는 소리를 들을까 무섭고 두려웠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부모님에게 내가 치앙마이에서 지낸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쉬려고 치앙마이에서 지낸다고 하면 그들이 나에게 어떤 비난을 할지는 상상도 못 하겠다.
영상을 보고 나서는 조금은 더 적극적으로 나를 즐겁게 하는 소소한 것들에 대해서 죄책감을 갖지 말아 보자는 다짐을 했다.
늦지 않았다. 이렇게라도 배워가면 된다.
방에 '징쪽'이라는 귀여운 친구가 찾아왔다. 이 친구들은 너무 귀엽기 때문에 코평수를 넓혀가며 하악 거리며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