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또 새벽에 열심히 크로스핏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WOD(workout of the day라고, 그날 하는 운동 프로그램을 의미)가 쉬워 보였는데... 크로스핏에 쉬운 게 있다는 게 사실 말이 안 되었다. 역시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운동했다.
운동을 하다 보니 마마무의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음악은 주로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편인데 걸그룹들의 사랑 노래가 나오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이 나오니 신선한 느낌마저 들었다.
타인이 멋지다고 세레나데를 보내는 게 아니라 내가 최고라는 가사인데 꽤나 구체적이다.
힙합에서 하는 것처럼 내가 최고, 돈자랑 이런 게 아니라 자신의 주체성을 강조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자신감 있는 여자
말하자면 느낌 있는 여자
자신 있으면 나를 따라 해도 돼
뒤따라와 뒤따라와
Follow me E Ae Ae
화장은 옅게 귀찮으니까
노출은 안 해 그럴 필요 없어
이상해 좀 특이해
평범한 게 더 싫어
이런 내 모습 부모님께 감사해
...
나는 늘 타인에게 끌려다녔다.
부모님에게 끌려다니고 친구에게 끌려다니고 직장 상사에게 끌려다녔다.
며칠 전에 불안 증세가 터져 나왔을 때도 타인의 말에 상처를 입은 것이 원인이었다.
내 인생에 내가 있기는 한 건가?
이걸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감정적으로 가장 악영향을 끼치는 부모님과도 연락을 끊고, 술도 끊고, 운동을 하고, 창업을 시도하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이 노래를 들으니 힘이 났다.
운동하는 동안의 내 속마음에 접속해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여다볼 사람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운동하는 동안에는 내가 뭐라도 된 양 으스대면서 열심히 운동을 했다.
준비된 운동도 모자라서 운동이 끝나고 실내 자전거를 10분 동안 4,000미터를 땀 흘려서 탔다.
이런 상태가 하루에 한 번이라도 오는 것은 하루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불안장애가 왔지만 포기하지 않고 술 끊고 살길 찾는 여자~~
아주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