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어째... 약이 계속 늘어난다.
불안장애로 치료를 받은지도 1년이 훌쩍 넘어간다.
증상이 좋아져서 약을 끊는 단계를 준비할 것으로 생각한 시기에 약은 지금껏 중 가장 많은 상황이다.
창업을 준비하고, 앱을 만들며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낮에도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 늘어났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뭘 먹게 된다.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불안해서 먹는다.
30대 초반만 해도 간헐적 단식이란 게 가능했었다.
음식을 먹지 않는 시간을 16시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었다.
음식도 가려먹었다.
지금은 불안함을 달랠 길이 없어서 먹고 싶은 것은 제한하지 않고 먹는다.
이것도 하나의 증상이라고 봐서 정신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한 결과 낮에 먹는 약을 추가했는데 그것도 효과가 없어서 약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피를 뽑아서 성분을 분석해 보면 피에서 신경안정제 성분만 잔뜩 나오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예전처럼 '제한 없이 술을 마시는 상황' 보다는 낫겠지. 내 자신을 다독여보았다.
먹는 것에 제한을 둬야 할 것 같아서 오늘부터는 앱을 깔고 먹는 시간을 체크하기로 했다. 간헐적 단식이라고 검색하면 먹는 시간을 체크해 주는 앱이 잔뜩 나온다.
커피도 끊기 위해서 커피 원두 대신에 루이보스 티를 주문했다.
앱을 함께 만드는 팀원들과의 상황도 다음 주 정도에는 대화를 하면서 풀어가 보려고 한다.
문제가 있는 것을 하나씩 해결하는 중이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문제 상황에 너무 압도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정신과 병원이 되었건 간헐적 단식이 되었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은 수만 가지가 있고 당장 효과가 없어도 하나씩 시도해 보면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면 괜찮아져 있을 것이다.
기쁨도, 고통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그렇게 더웠는데 한 껏 선선해진 날씨처럼 불안에 떨며 음식을 찾던 내 몸도 한 호흡 쉬고, 휴식할 수 있을 것이다.
괜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