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요즘 열심히 보고 있는 미드가 있다.
미국 드라마판에서는 유명한 배우 데이빗 보레아나즈(David Boreanaz)가 주연으로 나오는 'Seal Team'이라는 드라마다.
아주 정직한 제목이다. 미국 해군 특수부대인 '씰 팀'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씰 팀의 흥미진진한 작전 수행 뿐만 아니라 씰 팀 대원들의 개인사에 대한 스토리가 함께 진행되며 몰입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진 것 처럼 행동하는 주인공 제이슨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보는 중이다.
제이슨은 이상하리만치 한국의 K장남, 장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자신을 돌보는 것은 젬병인데 가족과 팀원들, 그리고 나라를 지키기 위한 걱정에 잠못 이룬다.
그는 업무 중독에 가까운 상태며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하기에 일을 잘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그를 팀원들은 믿고 따르며 그는 해군의 전설과 같은 군인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개인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 연이어 터지게 된다.
이런 사건에 그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주위의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은 터져버린다. 여러 차례의 공황발작을 겪고 나서야 겨우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나마도 도움받는 것이 어색해서 삐그덕 거리는 중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본 내용이다. (Seal Team은 시즌 7까지 나왔는데 나는 시즌 3을 보고 있다.)
내가 미국 해군 특수부대를 다룬 드라마에 이렇게 몰입하게 되다니. 다 주인공이 겪고 있는 고난이 나의 그것과 비슷한 까닭이다.
더군다나 주인공은 특수부대원으로 근무하기에는 이제 나이가 많아져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체적인 한계를 경험하는 중인데 나 역시 딱 그렇다.
나도 나를 돌보는 것을 하지 못하다가 공황발작을 겪고나서 반강제적으로 그래야 함을 배우는 중이고 나이 마흔이 다 되어가는 시기가 되어서 체력적인 문제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드라마 주인공인 제이슨에게 주변 인물들은 끊임없이 조언한다. 주위에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이제는 이전과 같을 수 없다고. 언제까지나 이 일을 할 수는 없고 일이 끝난 이후의 삶도 준비해야 한다고.
이 조언이 꼭 나에게 하는 조언 같이 들렸다.
나도 지금이야 일에 미쳐서 불안함을 다스리는 중인데 언제까지고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일에 미쳐있는 것이 나의 정신 건강을 좀먹는 요소임에도 분명하다.
나도 서서히 새로운 삶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이 없으면 아무도 없는 방에서 불안에 떨면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이 없어도 충분히 내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일'이라는 것은 아마도 주위의 시선이나 인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 부모님의 인정, 친구들의 인정, 회사 사람들의 인정. 나는 그것을 받지 않으면 내 자신을 무가치하다고 여겨서 혼자서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시선에서 벗어나자. 남의 인정따윈 필요 없다.
정말이지...쿠팡 플레이에서 아무생각 없이 클릭해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인데 느낀 점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