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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밥 먹여주더라

광고쟁이의 민낯, 우리가 모르는 진짜 광고 업계

by 안나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광고쟁이’라고 부른다. 익숙한 표현은 아니지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어쩐지 삭발에 뿔테 안경을 쓴, 예술가 같으면서도 기이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TV 속 CF를 만드는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광고쟁이의 모습은 이렇다. 하지만, 진짜 현실은 조금 다르다.


한 번 생각해 보자. 요즘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하는 광고는 TV 속 광고일까?

인스타그램을 스크롤하다가 보게 되는 쇼핑몰 릴스, 카카오톡 채팅창 위에 뜬 명품 화장품 배너, 쿠팡에서 빵을 검색했더니 맨 위에 떴던 익숙한 브랜드의 신상 식빵. 사실, 이런 광고들이 우리 일상에 훨씬 더 가까이 있고, 더 자주 접하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TV 광고보다 더 손쉽게 우리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그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

바로 여기,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광고의 생태계를 움직이는 또 다른 광고쟁이들이 있다. 우리가 아는 '크리에이티브한 광고쟁이'는 어쩌면 일부에 불과하다.


현업에서 통용되는 광고와 관련된 조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광고 대행사, 미디어렙사, 그리고 매체사. 각각의 역할도,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전문성도 다르다. 하나씩 살펴보자.


- 광고 대행사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의 요청을 받아 캠페인을 기획하고, 제작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AE(Account Executive), AD(Art Director), 카피라이터 같은 직무가 여기에 해당한다. 광고주에 따라 인하우스 광고 대행사와 독립 광고 대행사로 나눠볼 수 있다. 제일기획, 이노션, 대홍기획 같은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광고 제작 과정에 관여하기에 크리에이티브한 역량들이 요구된다.


- 미디어렙사

미디어렙사는 여러 매체의 광고 상품을 모아 판매하고 집행하는 곳이다. 일종의 매체 전문 대행사라고 볼 수 있다. 광고 미디어 플래너나 퍼포먼스 마케터 등이 활동하며, 메조미디어, DMC미디어 등과 같은 회사들이 여기에 속한다. 마케팅과 미디어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


- 광고 매체사

광고 매체사는 자체 플랫폼이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소유한 자산을 활용해 광고를 노출시키고 네이티브 광고, PPL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한다. 광고 상품 기획자, 광고 플랫폼 기획자, 세일즈 직무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Meta, 네이버, 카카오, CJ ENM을 들 수 있다. 다른 광고쟁이들에 비해 개발적인 이해와 데이터 기반의 사업적 인사이트 도출이 가능해야 한다.



이쯤 되면, 광고업계가 TV CF를 만드는 사람들만의 세계는 아니라는 사실이 조금은 선명해질 것이다.

광고대행사나 미디어렙사는 비교적 잘 알려진 편이다. 반면, 광고 매체사에 대한 정보는 아직도 생소하게 느껴지거나,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Meta, 네이버 같은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광고 매체가 운영됐다. 그만큼 매체사에 종사하는 광고쟁이들의 숫자도 적었고, 업계 자체의 규모도 작았다. 그러다 캐시슬라이드처럼 ‘광고를 보면 돈을 주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매체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5년 사이에는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29CM 같은 생활 플랫폼들이 성장했고, 이들 역시 자사 광고 상품을 기획하고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최근에는 리테일 미디어라는 개념이 확장되면서 유통 기반의 기업들까지 광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즉, 매체사의 광고쟁이들도 많아졌고, 업계에서는 “우리가 가진 자산을 어떻게 수익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되었다.


광고 매체사의 비즈니스 초창기부터 성장기를 함께 겪어왔다. 이제, 매체사 광고쟁이로 살아남으며 쌓아온 생존 경험과 광고로 돈 버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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