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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광고로 돈 버는 곳이?

버티컬 앱부터 리테일 미디어까지, 광고 매체사의 진화

by 안나

아직 광고 매체사의 시선으로 광고 수익화 인사이트를 다룬 글은 많지 않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여러 자료를 찾아봤지만, 생각보다 참고할 자료가 부족했다. 그만큼 광고 매체사는 관심이 적은 분야일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수많은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창업을 고민하는, 새로운 수익구조를 고민하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내가 아는 것들을 글로써 정리해보려 한다.



광고 매체사는 뭐 하는 곳일까?

먼저 광고 매체사가 어떤 곳인지, 누구를 상대로 어떻게 일하는지를 짚고 가보자.


"광고 매체사는 자신의 자산을 활용해 광고 상품을 만들고, 광고주를 유치해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다."

이때 자산은 하나의 플랫폼, 앱일 수도 있고 크리에이터의 영상, 기자의 기사, 혹은 블로그 글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Google AdSense를 통해 수익을 내는 블로거나 유튜버도 일종의 매체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규모와 관계없이, 디지털 ‘자산’이 있다면 광고 상품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매체사인 네이버는 10년 전에도 지금도 광고로 상상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광고 시장이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사실이다. 대기업이든 개인이든 자산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수익화할지 고민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매체사, 어디서 돈을 벌까?

과거 광고 매체사는 주로 포털글로벌 소셜 플랫폼 중심이었다.

포털(네이버, 다음 등)은 키워드 검색어 기반의 검색광고

소셜 플랫폼(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피드에 자연스럽게 섞여 노출되는 네이티브 광고

이들은 방대한 트래픽을 무기로 수많은 광고주를 유치했고, 안정적인 광고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 카카오톡, 유튜브, 틱톡 같은 메신저·영상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노출 포맷이 다양해졌다.

카카오톡은 채팅창 목록에 광고를 붙였고

유튜브는 영상 사이사이에 광고를 삽입했다

이 시기까지 광고 수익화는 ‘대규모 사용자 기반’의 플랫폼에서만 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다.



트래픽이 적어도 광고 매체가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활 기반 플랫폼’들이 광고 수익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용자 규모는 비교적 작을 수 있지만, 사용자의 특성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근은 특정 동네에 거주하는 주민

쏘카는 자차가 없는 2030 청년

키즈노트는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


이처럼 특정 관심사나 환경에 기반한 앱들을 버티컬 앱 매체라고 부른다. 트래픽이 작더라도 광고주 입장에서 더 정밀한 타깃팅이 가능해 오히려 효율적인 광고 채널이 될 수 있다.


떠오르는 광고 매체사, 리테일 미디어의 성장

특히 내가 주목하는 분야는 리테일 미디어, 커머스 기업의 광고 수익화이다. 광고 외의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지만, 부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광고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리테일 미디어가 일반 매체사와 다른 큰 차이점은 광고주 범위에 있다.

앞서 언급한 매체는 누구든 충분한 광고비만 낸다면 광고주의 큰 제한이 없다.

하지만 리테일 미디어는 본인의 플랫폼에 입점한 셀러 또는 브랜드가 광고주다.


'입점한 셀러가 광고주'라는 이 조건은 광고주가 입점 셀러로 제한되지만, 반면에 광고 운영에 큰 유연성을 준다. 왜냐하면, 광고를 클릭해 이동하는 페이지(랜딩페이지)가 자사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뭐가 그리 특별한가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조건은 자사의 플랫폼뿐 만아니라, 트래픽이 높은 다른 외부 매체(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에 공동광고 형식으로도 광고를 팔아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 트래픽이 더 높은 매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으로 광고를 팔 수도 있다.


그리고 클릭 후 유입되는 페이지가 자사 플랫폼이기 때문에 광고와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구조다. 즉, 자사 마케팅을 돈을 벌면서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예시 1) 버티컬 매체: 광고 운영 범위 제약

쏘카 앱에 한 여행사가 광고를 요청했다.
앱 메인 배너에 광고를 노출했지만 기대만큼 유입률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여행사는 인스타그램 광고를 함께 요청했지만, 쏘카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외부 사이트로 직접 연결되는 광고는 운영이 어려웠다.
결국 ‘이벤트 제휴/협업’과 같은 방식으로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브랜드 이미지 상 충돌이 있을 경우 거절될 수도 있는 구조다.
→ 광고 랜딩페이지가 자사 플랫폼이 아닌 외부로 빠지기 때문에 운영 제약이 많다.


(예시 2) 리테일 미디어: 돈을 벌면서 마케팅하는 구조

올리브영에 입점한 스킨케어 A브랜드는 올영데이를 맞아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을 높이고자 광고를 희망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사 계정 보다 올리브영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광고를 운영하면, 뷰티 관심자에게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광고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광고를 클릭했을 때 올리브영 앱으로 연결되므로 올리브영 인스타그램 광고로 A브랜드를 봐도 자연스럽다.

올리브영 입장에서는 올영데이를 맞아 이렇게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할 브랜드를 더 모집해서 광고를 노출시키는 게 이득이다. 자사의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고도 올영데이를 소비자에게 널리 홍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즉, 광고 매출뿐 아니라 올영데이 홍보까지 챙겨간다. 이런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광고주와 플랫폼의 랜딩페이지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 광고주와 플랫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까지, 광고 매체사의 개념수익화의 필요성. 그리고 광고 매체사들의 유형 각각의 특성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 콘텐츠나 플랫폼을 운영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어떻게 수익화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한다. 광고 시장은 더 커지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로 매체사들이 어떻게 광고 상품을 기획하고 만들어가는지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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