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어도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다.
오늘
같은 밤.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내 지난 글들을 하나씩 되돌아보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히스토리들을 남겼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히스토리들이 있었다 나는.
내게도 내 관심을 필요로 하는 생명체가 생겼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쓸 생각이다.
(룸메이트로 고양이가 생겼다.)
오늘, 날을 잡았는지 관심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친구의 충격적인 이별이 내게 향수를 불러왔다.
나는 네모난 곳에서 네모난 것을 앞에 두고
동그란 것을 마시며 기다란 손가락으로
지난날들을 보내왔다.
네모난 것을 앞에 두고 계속 떠들어대던 날도 있었지만
거진 대부분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지내왔다.
내 손가락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손가락은 움직였고 그 움직임에 따라
생각이 따라오는 듯했었다.
친구는 많이 힘들어했다,
혹 힘들어할 친구의 연인도 걱정하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는 친구에게
나는 아무런 말도 해줄 말이 없었다.
지금은 그 무엇도 귀에 담아지지 않을 때.
시간이 약이다.
곧 괜찮아진다.
나도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던 그 말을
내 입에서 내뱉을 줄은 몰랐지만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짓은 이거뿐이었다.
하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인간의 배신은 정말 많은 후유증을 남기지만
그 후유증 때문에 못 살 정도는 아니기에.
후유증이라고 생각이 될 때 즈음해서는
아마 지나간 일이라 생각된 게 아닐까.
잃어버리긴 쉬우나 잊어버리긴 어렵다.
되찾긴 어려우나 새로 가지긴 쉽다.
나는 그 친구가 새로 가지는 것이 쉽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그 만한 사람 없다."
"그 만한 사람 있다."
"없어."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사람이야."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사람이라도
그런 사람은 더 없어."
"아휴. 등신."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익숙한 멘트인데.
나도 저런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었지.
지금은 부질없는 잿가루가 되어버렸지만
나도 저런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었지.
나이를 이만큼이나 먹어도
무엇인가 와의 이별이던 이별은 어렵고 힘들다.
내가 울어도 내일의 해는 뜨고
내가 죽어도 내일의 해는 뜬다
는 걸 알아도 나는 운다.
알면서도 행하는 것은 바보일까 천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