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에피소드

by WH Ann


우리는 어느 날인가부터 매일 그 클럽에서 만나,

흔들리는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고 속삭였다.

그는 내게 사랑하는 이가 없다고 말했고

나 또한 그에게 사랑하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누군가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때의 난, 나에게 아무도 없었으면 싶었다.

매일매일이 어린아이 같은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하루는 위험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하루는 놀이를 위한 돈벌이도 하고

하지만 온전히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가진 적은 없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딱히 불만은 없었다.

그건 그도 그런 것 같아 보였다.

집에 들어가지 않은 지가 어느 정도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즘

그와 나는 가벼움이 아닌

어느 정도 진지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

나는 나를 그에게 온전히 맡겨도 되는 것인지

두려움이 생기게 되었다.

두렵지만 내 안에서 피어오르는 이 감정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감정 때문에 두려운 것인지

어느 정도의 시기 때문에 두려운 것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그를..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사랑하게 되었다.

이런 나의 고뇌도 모르는 채

그는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오늘도 그 전날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어린아이 같은 시간을 보냈고

그 어린아이 같은 시간 속에

우리 둘만의 진지함도 있었다.

점점 커져만 가는 내 안의 감정을 보며

나는 두려웠고 불안했으며 또한 행복했다.

그는 나를 대할 때 다정했으며 항상 웃어주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런 것들로 인해 나를 기쁘게 해 주었다.

기쁘고 행복할수록 나의 부정적인 감정들도 커져갔고

나는 오늘이 마지막임을 다짐했다.

그가 나에게 최선을 다하듯 나도 그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도 아는 것 마냥 온전히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우리 둘만의 사랑과 행복감으로 가득한 시간들이었다.

오늘의 하루를 마감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나는 그에게 see ya라고 했고

잔인할 수도 있지만

나에겐 마지막 친절이자 최선이었다.

오랫동안 비운 내 집은

집을 비웠던 시간이 우스울 만큼 여전했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집 안과

가정부의 반찬들로 가득한 주방.

그이는 내가 한동안 집을 비운지도 모른 듯했다.

다행인 것인지 불행한 것인지.

처음엔 사실 복수가 목적이었다.

복수가 될만한 감정이 없다는 것을 간과했지만.

복수가 인연이 되어 내 안에 기억 남을 아픔으로

자리매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사실 솔직히 그냥 이대로 그와 함께할까 고민도 했었다.

근데 그냥 딱 그 정도의 마음이었나 보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내 기억 속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