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타인과의 차이점으로부터 개인의 개성을 도출해 내고, 유사점으로부터 동등함을 도출해 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때때로 다른 결과에 도달한다. 인종차별, 성차별, 외국인 혐오, 전쟁, 사회적 불평등. 이 모든 현상이 논증에 따른 서로 간의 차이에서 파생된다.
서로를 구분하는 차이점은 끝없이 많지만 공통점을 가질 가능성은 매우 적다. 현대의 자연과학은 오로지 이 구속성을 통해 발전해 왔다.
- 디르크 브로크만 <자연은 협력한다> 중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능력들...
호기심 자체가 많아 탐구심이 뛰어난 능력
사랑의 실체를 간파하고 표현할 줄 아는 능력
도구를 잘 다루고 손재주가 있는 공학적 능력
사람의 마음을 본능적으로 읽을 줄 아는 능력
수학적 논리와 사고로 세상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
관계 맺기에 특출한 재능이 있어 당면한 과제를 즉시 해결할 줄 아는 능력
섬세한 감각과 언어 능력으로 인간의 세밀한 감정과 삶에 대한 통찰을 표현할 줄 아는 능력
공감 능력이 뛰어나 이타적인 행동을 통해 타인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능력
좋은 소리를 변별해서 듣고, 자신이 악기든 성대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공간에 대한 인지력이 뛰어나 과거 공간 속에 스며 있는 의미를 찾거나 현재 새로운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
뛰어난 신체적 운동 능력으로 운동 선수로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거나 그것이 필요한 직업에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
좋은 지도자란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을 말하는데, 개인에게 숨어있는 재능을 알아보아 사람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능력
... 등등 이외에도 수 백 수 천 가지는 더 댈 수 있는 다양한 개인의 능력들이 있다. 지금 우리의 학교는 중요 과목 국어, 영어, 수학 문제를 잘 푸는 능력. 그 중에서도 수학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이 있는 아이들이 성적의 우위를 차지하는 구조다. 성적으로 서열 높은 대학에 들어가서 재화와 권력을 독식하는 절름발이 사회다.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키면 인간의 수만큼 다양한 능력이 무시되고 학교 수학 성적이 모든 능력을 가졌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특권의식'을 심어주는 게 우리나라에서 교육이라 부르는 제도의 실체다. 엉터리 교육.
확대하면,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이며, 지구가 멸망한다면 인간 때문이고,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존재도 인간이라고 믿는 호모사피엔스의 특권 의식, 지독하게 우스운 자기중심적 사고다. 지구가 존재해온 긴 시간 동안 인간이 지구에 머문 시간은 먼지만큼도 안 되며, 언젠가는 인간은 지구에서 먼지처럼 사라질 것이다. 지구는 인간이 멸종된 이후로도 상상할 수 없는 긴 시간을 살아낼 것이다. 인류의 멸망은 지구의 멸망이 아니라는 말이다. 착각하지 말라. 호모사피엔스여!
차이가 협력을 만든다. 개별자의 능력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하나의 능력만으로는 생존할 수가 없다. 다른 능력을 가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리처드 파인만이 말했다.
"어떤 방에서 당신이 가장 똑똑하다면, 당신은 방을 잘못 찾은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판단되는 방에서만 머물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방안에서 모든 것을 독식하려고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