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행복 찾기, 종료할 수 있나욜로?

You Only Live Once!의 최후

by 날갯짓

회사를 그만두는 건 나의 오랜 꿈이었다.


매일 아침 꾸역꾸역 일어나 병든 닭처럼 졸며 대중교통을 탄다.

슈퍼카를 타고 다니며 자유롭게 시간과 돈을 쓰는 사람들의 SNS를 염탐하며 출근한다.

외근 후 회사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SNS 속 그들은 현실로 나타난다.

차창 밖의 사람들, 해운대 바닷가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티타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동료와 나는 항상 궁금했다. “ 저 사람들은 뭐 먹고 살까요?” “부모가 돈이 많겠죠?” “결혼을 잘했나보지.”

나의 하루는 그렇게 현실을 부정하며 끝이 났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박스권에 갇힌 채, 달리 갈 곳이 없었다.


"그래, 다들 이렇게 사니까, 내 인생도 이렇게 흘러가네."

"월급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주는 회사에서, 나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으니까 고마운 거지 뭐."


You Only Live Once!

나는 그 유명한 욜로족이었다.

일하지 않는 시간 대부분 취해있던 나는 욜로족이 주장하는 것처럼 당장의 행복을 좇았다.

먹고 사고 마시며 즐기는 모든 쾌락의 행위에 소중한 나의 급여 소득은 고스란히 사용되었다.


흡사 카드 돌려 막기였다.

일하며 생긴 공허와 괴로움을 채우기 위해 일하며 생긴 돈을 쓰는 꼴이라니.

훗날 소중한 돈과 시간을 들여 스스로를 갉아먹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이 고생을 한 보상이 있어야 할 거 아냐!”

나는 늘 즉각적인 보상을 원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의 나는 소비가 즐거움이 아니라 ‘반복되는 매일을 견디기 위한 마취’였다는 걸 안다.


아, 그때 내방 창으로 날아들어가 한마디 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지금 너는 네 시간과 돈을 들여 최선을 다해 너를 소모하는 중이야.

가까운 미래에 너는 그때 네 모습을 후회하게 된단다. 가짜 행복 찾기는 이제 그만해.”


나는 이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끊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이 마음은 더욱 선명해졌다.

과거 내 정신적 공허는 나를 끝없이 소모했던 당연한 결말이었다.

이제 나를 채우는 일, 진정 나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아무리 고되더라도 내가 소모되지 않는 일, 쓰러져있는 나를 세우는 일을 고민할 수 있는 시기는 지금이었다.


희망퇴직 신청서

이러던 와중, 희망퇴직자를 모집한다는 게시물이 사내 게시판에 올라왔다.

좀 더 안전하게 선로를 갈아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할지, 무엇이 될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퇴사하는 건 제법 큰 경제적 리스크로 다가왔다.

내게 주어진 기간은 2주. 나는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

무엇이 나를 퇴사하게 만들었냐고? 바로 반가사유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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