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끄덕여주는 사이
나를 못살게 구는 과장님께도, 가족에게도, 퇴근길에도, 할 도리는 다하자고 마음먹는다. 그런데 가끔 지친다. 도리를 지키며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당연한 것만으로도 지칠 때가 많았다. 자주 지치고 힘들면 외로움에 가속도가 붙는다. 마흔에 가까워진다는 건 인간 본연의 외로움에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퇴근하는 날이 많아졌다.
언제나 활기찬 친구 하나가 "도리를 지키며 사는 것만으로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라는 말을 내뱉었을 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이렇게 도리를 다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가끔 누군가 우리에게 도리를 지키긴커녕 눈에 보이지 않는 도리를 내팽개칠 때가 있다. 그럴 때 애써 지켜온 우리의 도리는 무너진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점점 많아진다. 도리를 지키는 것, 우리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내 외로운 노력에 고개를 끄덕여줄 친구가 있어 ‘포기하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한다.
도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가끔 지치지만 그래도 도리를 지키는 서로가 있으니 가끔 서로를 끄덕여주자고 했다.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 위로다. 우린 끄덕여주는 사이. 끄덕여주는 일도 용기라는 걸 우리는 안다.
쓰는 아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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