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자기 자신이 되면 된다
계속 배우는 상태로만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캘리그라피를 5년이나 배우고도 더 배울 게 있는 학생으로 남아있는 내게 누군가 말했다. “계속 배우는 상태로만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라고.
나는 남들이 가는 수순대로 강사가 되길 희망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수업을 하는건 재미 있었지만 글씨를 가르치는 것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어색해하는 자신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답답한 마음에 나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먼저 강사의 길로 접어든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명세가 있던 친구라 강사로서도 그 유명세덕을 톡톡이 본다고 생각했기에 마음속으로는 인정하지 않았던 친구였다.
그런데 통화를 하며 그 친구를 향한 내 모든 의심은 인정으로 변했다. 나는 한 번도 그 친구의 노력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유명세 덕분이라 하더라도 먼저 그 길을 발견하고 계속해서 걸으며 본인의 노하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강의 전날은 잠도 오지 않는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아 이건 나의 결이 아니구나, 나만의 결을 찾아야겠어
같은 길을 가기엔 우리, 너무 결이 다른 사람들이다. 똑같은 물감을 가지고도 각자 다른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화가처럼 우리도 각자의 결로 각자의 삶을 살면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가는 결을 쫓다 보니 어느 순간 물음표 투성이인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일지라도 내 결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꾸 고민하게 되는 거였어'
분명 자신만의 결이 있다. 그것은 내 안에 어디든 숨어있다.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그 결을 반짝이는 햇살아래 꺼내놓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점점 더 자기자신이 된다
의심하지 않고 자신의 결을 고수하는 사람들에게선 두려움보다 자신감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겉으로만 비슷해 보일 뿐 각자 자신만의 결을 쓸고 닦는 중이었다. 쉬워 보였던 건 자신의 결을 고수했기에 두렵지 않은 모습 때문이었고, 나만 어렵게 느껴졌던 건 내 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기에 '어때'보이는 건 하나도 소용이 없다. 고로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도 다 필요 없다. 나의 결대로 사는 것, 그것만이 전부이다.
이현진 : 쓰는 아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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