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도르 Dec 24. 2015

삶이라는 길에서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찾으려 하지 말고 한템포 쉬어가자

문앞 또는 이 모퉁이 끝에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기를
살아가는것이 길을 가는 여정이라면 나는 지금 길을 잃은걸까?


워낙 길치라 그런지 어느 순간부터 내가 얼마만큼 왔는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어딘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감이 안잡혀 뒤를 돌아보니 걸려 넘어졌던 돌부리 몇개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돌부리가 있을까 덜컥 겁이 난다.


얼마나 남았을까 언제 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게 될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었던 걸까. 가는길에 만난 꽃은 쉬었다 가라하고 나무는 다른길로 가보라 하고 새는 길을 먼저 찾으라 하고 또 가는곳이 명확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누군가는 이 길로 쫓아오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쓰일곳이 있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데 왜 나는 쓰이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가끔 꽃향기를 맡고 즐거운것을 발견해서 기분전환을 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알수 없는 나의 길과 방향 이다.


너무 많은 시간을 걸어 다리도 조금, 허리도 조금 아프고 많은 시간을 걸었다 하기엔 앞선 사람들 보기가 부끄러워 그저 웃고 만다. 누군가의 시처럼, 살수도 없고 죽을수도 없는 이런 날들이 반복되니 명확해지는 사실 하나는 사람들이 [실패]라고 부르는 돌부리 하나에도 지례 집어먹는 겁만 늘어간다는 것이다.


그래도 힘 쥐어짜서 면접이라도 보는중에 시간은 무심히도 흐르고 결국은 35라는 나이가 환하게 눈앞에 나타났다. 10년 넘게 회사를 다녔으면 이제 좀 길도 보이고 돌부리도 피하고 나무그늘에서 쉴줄도 알 줄 알았더니 회사원 X 12년경력 + 학력 X 면접 = 절망 이라는 공식 성립중 이다.


땅으로라도 꺼졌으면 좋으련만 땅 팔 힘도 없다

"나는 지쳤다"고 말한지 3년째.

침묵이 숨쉬듯 반복되고 나니 할 말도 없고 글쓰기도 한줄로 요약이 안되서 그러는데

이제 나는 힘을 낼 수 없으니

누가 제발 저 모퉁이 앞에 행운이라도 하나 놓여있다 말해주오




사진,글,캘리그라피 Adore
블로그 : https://jwhj0048.blog.me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dore_writing/


매거진의 이전글 서른다섯의 기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