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를 껴안고 사랑한다, 부디.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소감문에서의 여러 질문, 사유에 대한 나의 단상

by 김한점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한강 작가가 여덟 살에 쓴 한 편의 시]


한강 작가는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사실 작가의 작품들을 여럿 읽으며 너무 사실적이다 못해 직설적인 것이 오히려 나를 힘들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분투하는 것이었다. 나로부터, 타인으로부터, 과거로부터. 그리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마침내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는가? 생명으로 진실을 증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나 다정하게 삶에 대한 고취를 불러일으키는 문장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 문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간다. 살아가야 한다.


과연 난세(亂世)의 시대이다. 인간은 어디까지 이기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는가? 나는 지금까지 사람은 사람에게 치유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그 반례가 더 힘을 키워가고 있는 것 같다. 이때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문에서 글을 쓰며 떠오른 질문들을 공유한 것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화하여 문장으로 써주어 생각할 거리가 많아졌다.

아래는 수상소감문 중 작가가 던진 질문들 중 내가 생각해 보고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고 싶은 것들을 뽑아온 것이며 나는 모두에게 이 수상소감문의 전문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유한 사유의 시간으로 들어가 보시기를. 그리고 각자의 사랑에 대한 정의에 도달해 가시기를.


1. 한 인간이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되는 것은 가능한가?

아니다. 인간은 자신만이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고 한다. (드라마 '안나'中) (당연히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나의 경우를 생각해도 그렇다. 결백하고 솔직하게 되는 것도 자꾸 눈치를 보게 된다. 대부분의 지구인들이 하는 생각 그리고 고민과 비슷해야 나도 대중에 속하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나는 특별하고 일반인들과 달라 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마주하는 용기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2.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인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치유를 받으니, 그들의 인간성을 믿으니 사랑을 한다. 이러한 믿음이 흔들릴 때 이 신념을 견지한 자신의 모습과의 인지부조화를 느껴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난 이러한 지점에서 다시 한번 인간의 연약함과 유약함을 느낀다. 인간에게 불신을, 실망감을 느끼지만 서로를 찾고 의지한다. 그러니 서로에게 더 다정하기를.


3.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나는 '동기화'되어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동기화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인간을 의미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점점 그 사람의 표정, 말투, 행동, 생각을 닮아간다. 그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런데 이 사랑이 부서진다는 것은 나와 동기화되어 있던 일부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4.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계속 생각했고, 여전히 답을 찾는 중이다. 이 한계를 인간이 정할 수 있는 것인가, 그저 누군가 선답을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 '얼마나'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나에게 의무감을 부여한다.



이러한 질문을 던져준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작가의 질문에 내가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영광을 전한다. 현대인들이 서로에게 자신의 연한 부분을 보여주어도 이를 껴안고 사랑해줄 수 있는 사회가 도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디.

작가의 이전글한국의 ‘포털 저널리즘’이 나아갈 ‘정도(正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