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마르크 샤갈
황량한 사막에서 홀로 외로이 있을 때,
밤이면 짙은 어둠과 추위에 두려워 떨 때,
내리쬐는 태양빛에 목마름으로 괴로울 때,
차라리 이 몸이 저 뜨거운 열기에 재가 되기를 바랄 때,
거센 모래 폭풍에 숨조차 쉴 수 없을 없을 때,
바싹 말라버린 이 몸에 기적 같은 비 한 방울 꿈꿀 때,
다가왔네. 금방 물에서 건져 낸 그 아이.
나의 온몸이 떨리고 아이는 나를 향해 걸어오네.
가련한 내게 눈물 한 방울 닿기를 바라네.
보잘것없는 내 몸을 아이는 신비하게 바라보네.
아이의 눈에 비친 나는 검푸르고 메마른 가지가 아니라네.
온갖 영롱한 빛깔로 내 몸이 물들었네.
승냥이 눈에 나는 하찮은 들풀이었건만.
그 사나운 걸음을 훼방 놓는 방해꾼이었건만.
바람과 추위와 더위와 승냥이의 거친 발길에 누추해진 나를 살피네.
아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찾네.
한 방울, 한 방울, 눈물이 쌓여 갔네.
죽은 내 몸에 싹이 트네.
해도 밤도 견딜 수 있는 그때,
떠나는 아이의 눈에는 붉은빛 떨기나무가 맺혔네.
마지막 한 방울,
눈물은 온통 붉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