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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쟁이 Apr 22. 2020

#24. 사랑을 느끼는 사소한 순간들

먹고싶다던 과자를 어디선가 구해왔을 때
내가 차에 타기 전 보조석에 엉뜨를 해놓았을 때
내가 자주 쓰는 말투를 흉내낼 때
오른 쪽 주머니를 비우고 내 왼손을 잡아 자기 주머니에 넣을 때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날을 챙겨 꽃을 내밀 때
화실에 가자고 할 때
영양제나 핸드 크림이 얼마나 남았는지 챙길 때
맛집 리스트 링크를 공유하고 그곳에 데려갈 때
어딘가에 가서 내 사진을 찍으려 할 때
한 주간의 일정을 공유할 때
마스크를 챙겨 줄 때
매번 같은 장난을 치며 신나할 때
스펀지밥 굿즈를 건낼 때
내 눈빛만 보고 기분을 맞힐 때
점심 인증샷을 주고 받을 때
이모티콘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할 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짚어낼 때
웃으라고 개구기 사줄 때
커플 신발 안 신었다고 시비 걸 때
나랑 다시 오고 싶다고 여행지 사진을 보낼 때
옛날 사진을 보며 낄낄 웃을 때
요구르트를 습관적으로 사다줄 때

오래 만난 애인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사소한 순간들의 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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