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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쟁이 Jun 17. 2021

#35. 내가 좋아하는 남편과의 몇몇 시간

아직 신혼이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합니다만

지난 2월에 결혼을 하고, 내게 남편이 생겼다. 결혼 생활에 대해 나는 설렘보다는 걱정이 컸다. 그중 가장  걱정은 시간이었다.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있을지,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할  있을지  이런 . 걱정과 달리 우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내가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  좋아하는 시간들을 얘기해보려 한다.


마주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식사 시간

전날 야근으로 늦은 출근을 한다든가 늦잠을 자서 서둘러야 한다든가 이런 일이 아니면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을 한다. 요즘 나는 다이어트(?)로 아침을 거르지만 남편이 식사할 때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다. 식사를 하며 잠은 잘 잤는지, 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묻는다. 그리고 어젯밤에 잠꼬대하는 걸 들었네, 이불을 다 뺏어갔네 하며 두명 중 한명만 아는 이야기를 하며 상대를 놀리기도 한다. 마주 보며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시간,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매일 아침의 이 시간이 참 좋다.


출퇴근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안에서의 시간

남편 회사가 용산으로 이사 가면서 차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대중 교통으로 출근하던 나는 언젠가 한 번 함께 차를 타고 출근한 적이 있다. 그러다 지금은 (남편이 정시 출근하는 날이면) 매일 함께 출근을 한다. 꽉 막히는 출근길 차 안에서 되지도 않는 랩 연습도 하고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하며 날이 좋은 날에는 회사 째고 바다 보러 가자고, 농담 같은 진담을 한다. 이 차 안에서의 시간이 좋아 출근할 맛이 난다. 물론 차에서 내리면 곧장 서둘러서 황급하게 집에 가고 싶어지지만.


베란다에서 보내는 우리만의 캠핑

한 달 전엔가 베란다에 인조 잔디를 깔았다. 그리고 그곳에 창밖을 향해 캠핑 의자 두개와 테이블을 놓았다. 우리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어서 혼자서 책을 보기도 하고 넷플릭스도 보고 가끔은 낮잠도 잔다. 거의 나 혼자 쓰는 내 방 같은 기분이 드는 곳. 언젠가 남편이 통삼겹 바베큐를 만들어서 베란다에서 먹은 적이 있다. 은은하게 조명을 켜고, 유튜브로 음악을 더하니 캠핑장 느낌이 났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 고단한 평일이었는데,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 행복하다고, 몇 번이고 속으로 중얼 거렸던 시간이다.


식사하고, 출근하는 평범한 시간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이 시간을 좋아할 수 있는 건 어쩌면 신혼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나고 나면 아쉬울 이 신혼의 시간을 초집중 해야지. 두고 두고 추억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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