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씩 늙어가니까 하루라도 젊을 때 다 해봐야지
꽤 오랫동안 단발을 유지했다. 긴 머리보다는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단발머리만 고집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을 하고 난 뒤, 나이를 더 먹기 전에 이것저것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을 하자 히피펌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작년 초에 머리를 자른 뒤로 계속 길러왔다. 지저분해 자르고 싶은 적이 몇 번 있었지만 꾹 참았다. 가슴팍 너머까지 기르고 싶었는데 기를수록 머릿결이 더 안 좋아져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지난주 히피펌을 했다. 이런 펌이 처음이라 펌을 하고 내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났다. 내 머리를 처음 본 사람들도 대부분 웃거나 눈이 커지며 놀라워했다.
난 사실 이 머리가 꽤나 마음에 든다. 내게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를 떠나 하고 싶은 것을 해봐서 이제 더는 후회 없다 뭐 이런 마음이랄까. 나는 하루씩 늙어가고 있으니까 하루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걸 해야지, 이런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게 한 하나의 결과물이 히피펌이란 생각에 흡족한 마음이다. 그리고 히피펌을 해봤으니 다른 것도 하나씩 해볼 수 있겠다 싶다. 그래서 요즘은 이제 뭐 해보지 이런 생각에 좀 신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