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 번! 두 번! 세 번! 확인해야지..
오늘도 카페에 갔다. 아란치니와 커피를 먹었다. 그리고 산책을 했다. 바다 앞 벤치에서 멍을 때리기도 하고 책도 읽었다. 여유롭게 아침 시간을 보내다 숙소에 돌아왔다.
그런데.
내 숙소 앞에 청소 도구를 잔뜩 꾸린 짐더미와 함께 어떤 여자 두 분이 있었다. 청소를 하러 왔단다. 뭐지 싶었다. 체크아웃을 하려면 며칠 더 남았는데 중간에 청소를 해주는 건가. 오래 머물면 이런 서비스도 있나 싶었다. 서로 말이 안 통해서 호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다 알았다. 오늘이 체크아웃을 하는 날이라는 걸. 오 마이갓.
당연히 짐도 챙겨놓지 않았고, 오늘 묵을 숙소를 정해 놓지 않았다. 호스트에게 내가 예약을 잘못했다고 말했더니 다행히 다른 예약이 없다며 머물 곳이 따로 없다면 예약을 연장해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청소하는 분과 통화 연결을 시켜 주면 설명하겠다고 했다. 긴 전화 통화를 마치고 청소하는 분들이 떠났다. 청소하는 분들도 화가 날 법한 상황인 것 같은데 대화가 안 통하는 내게 번역기를 통해 친절하게 말을 해주었다. 또 괜찮다며 웃으며 쿨하게 떠났다.
그들을 보내고 예약을 연장했다. 호스트는 모든 것이 괜찮다며 즐기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제서야 다행한 마음이 들었다. 서둘러 짐을 빼고 이곳과 작별을 하면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웃음이 났다. 회사 일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일이었다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스트레스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예약을 한 거지, 이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여행하며 별 경험을 다하네 싶어 재미있었다.
그래도 앞으로 주의하긴 해야겠다. 숙소 예약을 할 땐 날짜 확인을 한 번하고 두 번 하고 세 번까지 해야겠다. 사실 아직 모든 여정의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서… 앞으로 유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