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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Mar 09. 2023

14년전 민트패드 감성

digilog #59

집안을 정리하다가 mintpad를 찾았다. 15년전 가장 아꼈던 디바이스.


2009년 당시에는 스마트 폰 이전의
“피처폰(featurephone)” 시대였다.


그나마 나왔다는 제품이 삼성의 애증 시리즈 “옴니아” 정도였지만 Windows Mobile을 기반으로 했기에 UX가 PC(컴퓨터)스러웠다. UX가 PC에서 모바일로 오는 과정의 핵심이었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대중화 되기까지 2~3년의 공백이 있었다. 그 때 중간에 나타난 재미있는 디바이스가 있었는 데, 아이리버의 전설이자 고인이 되신 “양덕준 사장”님이 퇴사하고 차린 민트패스(민트패드 제작사)였다.



블로그와 디바이스를 연동한다는 재미있는 컨셉이었는 데, 아무래도 Windows Mobile 환경(내부적으로는 코어 몇 군데는 Window CE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이다보니 인터페이스는 둘째치고 여러가지 부분에서 Apple의 아이팟 터치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트패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몇몇의 사용자들에게 팬덤을 형성시켰는데, 나 또한 그 팬덤 중 하나였다.


내가 쓴 메모를 블로그로 바로공유하는 민트패스


당시만 하더라도 신기하고 서로의 메모를 보며 댓글을 다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저 디바이스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00원 동전 4개면 가득해지는 화면에 “감압식 터치(꾸욱 눌러주는)” 스크린에다가 심지어 드로잉 툴이 “확대, 축소”가 되지 않았다.

도트 찍는 마음으로 찍고 지우고를
반복해서 형체를 만들었다.
쌀에다 한문쓰는 기분으로
낙서를 하다보니 몇 백개를 그렸던 것 같다.


지금은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해서 다양한 브러쉬를 이용해서 폭넓은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그 때는 조악한 환경 그대로 그리는 재미가 있었다. 그 민트패드를 몇 년만에 방구석 창고어딘가에서 발견하고 다시 충전을 한 후 부팅을 해보았다.


신기하게도 잘 돌아간다. 그런데 지금 이런 디바이스에서 그림을 그리라고 한다면 그릴 수 없을 것 같다. 15년전에는 어떤 능력이 있었길래 여기서 그림을 그렸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인터페이스가 너무 힘들다.


그 당시 그린 그림을 몇개 공유하고자 한다. 15년 전의 추억을 생각하며 업로드 해본다.



40대 초반부터 그림이 저런 식이였던 것 같다. 신기한 것은 그림과 달리 40대 중반까지도 배틀넷에 들어가서 승패에 연연했던 열혈 게이머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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