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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Apr 06. 2023

비를 보며 생각을 끄집어내다

digilog #68

드로잉 툴: infinite painter - android


산천에 비가오니
못다한 꽃놀이에
아쉬워만 커져가네
어찌 살아가며 늘어나는 것이
[아쉬움]일까나


평소 글을 쓸 때는 (1) 메모 (2) 구조잡기 (3) 글채우기 형식으로 3단계 작업을 한다. 그렇게 쓰는 것이 글의 완성도를 높이고 오류를 필터링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러다 가끔, 머리에 아무것도 넣지않은 상태로 “뇌없이” 낙서를 할 때가 있다. 메모도, 구조도, 필터링도 없이 롱테이크로 한 순간에 글과 그림을 채워넣을 때가 있다.


종이던, 스마트폰의 앱이던 목적없이 “툭툭 던지면서 그어본다”. 그렇게 긋다보면 레이아웃이 만들어지고 형체가 나오며 질감을 채운 후, 색상이 입혀진다.


대충 15분내외를 소비하다보면 뭔가 나오긴 나온다. 마음 속 어딘가에 숨어있던 본질이 두서없이 나온다.이번에는 비에 대한 시원함보다는 “꽃놀이에 대한 아쉬움”이 튀어나왔다.


비가오면 소주에 오뎅 국물먹고 우산없이 걸어다니던 20대가 그리워진다.

종로바닥 피맛골에서 흐느적대며 걸어다니며 유난히 거칠게 보였던 청년이 보인다. 

그리고 한순간에 50대를 넘어선 까칠한 중년이 보인다.


가끔 내 머리 속에 무엇이 들어가있는 지

나조차도 의아할 때가 있다.


가끔 이유없이 [그리고, 쓸때]는 머리 속에 있는 생각들을 필터링 없이 나열해본다. 단지 그것 뿐이다. 아무런 의도도 의미도 없다.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이 randomize();하게 넘쳤을 뿐이다. 그리고 대충 쓰는 글로 머리속에서 끄집에 내고 지워버리고자 하는 것이다.      


(*) 이 노래만 들으면 자신과 다른 문화와 영혼을 가지면 설치류처럼 공격했던 80, 90년대의 사회분위기가 떠오른다. 다른 것은 나쁜 것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집단린치 같은 공격은 정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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